21 그램 (21 Grams, 2003)
사람은 누구나 죽으면 자기 체중에서 정확히 21그램이 줄어든다고 한다.
이 21그램은 무엇을 말하는 거지?
폴 리버스(숀 펜)는 심장 질환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있다. 그에게 삶이 다시 부여될 여지는 없고 자신에게 헌신적인 아내의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호흡기에 의지한채 살아가고 있다.
죽음의 길목에 선 그에게 삶의 기회가 주어지고....
좋은 남편과 사랑스런 두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있는 크리스티나 펙(나오미 와츠).
그러한 그녀의 행복은 남편과 두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절망으로 바뀌게 되고 그녀에게 삶은 더 이상 목적이 없는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리고...
과거는 과거일 뿐...자신을 종교에 맏긴채 잭 조단(베네치오 델 토로) 그는 아내와 함께 두 아이들을 키우며 자신의 힘든 삶을 종교를 통해 구원 받고 싶어한다. 그러던 중 교통 사고로 사람을 치게 되고...
크리스티나에 대한 리버스의 사랑의 무게도, 잭에 대한 크리스티나의 복수의 무게도,
그리고 잭 스스로의 힘든 인생의 무게도...
그 모든 것들이 이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무게로 스스로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감정과 삶에 대한 태도도....
어쩌면 죽음의 순간, 단 21그램이 되어 사라지는 건지도 모른다.
허무한 일이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수분증발이라는 의학적인 가설이 더 타당할 수도 있다.
중요한건
사랑이든, 분노든, 복수심이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인생의 굴레 혹은 하다못해
내 몸에 있는 수분이든...
결국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질 뿐이다.
'우리가 가까워지도록 지구는 자전한다. 우리가 같은 꿈을 꿀때까지...
지구는 자신과 우리를 위해 자전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사람이 살아가고 사람이 죽어가도 지구는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란 존재는, 내가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은 내가 죽으면 끝이다.
후회할 겨를도 없이 모든 것이 사라지기 전에...
오늘의 삶에 21그램이라도 더 더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