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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 (Mystic River,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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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아침...
지미와 션은 지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그 곳...
20여년전 그렇게 사라져가던 데이브의 눈빛을 다시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어긋나 버린 그들의 운명 앞에서
혹, 같이 갔었다면...내가 갔었다면...이미 지나가버린 시간 앞에서 무엇을 말할까...

어찌되었든 시간은, 운명은 이미 그렇게 모든 것을 만들어버렸고...
남은 건 지금의 지미, 션, 그리고 데이브이다...

자신의, 혹은 주변의 운명을 바꾼 시간 앞에서, 그 시간에 휩쓸려버린 자신의 모습 앞에서
죄책감이 필요하진 않는다...그 누구도 바꿀 수가 없는 일이니까...

그렇게 그냥 지금 시간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거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인간의 본성은 얼마나 잔인하며 추잡한 것인가...
거대한 운명의 물결 앞에서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는 어쩔 수 없이 흔들려야 하는가...

시간을 돌려 모든 일의 시작이였던 그 사건이 없었기를 바라는 것이 지금의 어긋나 버린 현실을 돌릴 수 있는 길일까...
1초전, 혹은 2초전에 돌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고 의지하는 단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는가...
자, 다시 생각해 본다면 이 모든 불행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인간이 있다...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얼마나 추잡한 인간의 존재인가...

이미 20여년 전, 그 사건으로 데이브를 잃어버린 데이브...
그 때부터 세상에 찌들어 버린 데이브의 표정과 몸짓...
팀 로빈스는 그러한 데이브를 커다란 동선의 움직임 없이 잘 표현하였다.

사실 그 누구보다도 이 영화를 빛낸 것은 숀 펜이 아닐까 생각한다..
딸을 잃어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 순간 폭발하는 슬픔과 분노에 대한 표현...
그리고 마지막 션과의 대화에서 보이던 흔들리는 눈빛은 가히 최고라고 생각...

사랑과 연민에서 이리저리 갈등하던 21그램에서의 정적인 연기도 멋졌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정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표현한(그것도 단지 눈빛만으로도 충분하였던) 지미의 역할은 얼마 느껴보지 못했던 최고의 연기였다...good!!!

마지막 퍼레이드 장면에서 션과 데이브의 부인들의 상반된 선택의 결과 앞에서 놓여진 모습이 참 인상적이였다...
현실은 그렇다...학교에서, 살아가면서 정의에 관한 수 많은 교육을 받게 되지만 현실에서의 선택은 과연 어느 쪽에 해피엔딩의 막이 내릴 것인가...
어긋나버린 선은 다시는 만나기 힘들고 안 되는 것은 죽어도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여러모로 얼마 전에 보았던 21그램과 상당히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인거 같다.
이 영화 역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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