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Hedwig And The Angry Inch, 2000)
예전에 이 영화 포스터 처음 봤을 때 생각난다. 주인공의 얼굴이 크게 잡힌 포스터였는데 난 무슨 공포영화인줄 알았다~^^;;
영화를 보고난 지금도 좀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 주인공 얼굴을 계속 들여다 보면 너무 슬프다...
동독에서 태어난 헤드윅은 TV에서 나오는 이기팝과 데이빗 보위등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들의 음악에 푹 빠진 청소년시절을 보내고 흑인 미군에게 청혼을 받게 되는데 그 조건이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술이 잘못되어서 여자의 그것이 아니라 1인치 짜리를 가지게 된다.
하여튼 그 흑인 미군과 미국에 왔지만 그에게서 버림받고 미군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들과 밴드를 조직하여 생활하던 중, 미군 장교의 아들을 알게 되는데 락에 미친 그 아들을 사랑하며 함께 음악도 만들지만 그 아이는 배신을 하고 그가 만든 음악으로 유명한 락스타가 된다.
헤드윅은 앤글리1인치라는 그룹과 함께 그 아이가 공연하는 곳을 따라다니며 작은 술집같은 곳에서 연주를 하며 생활한다.
뮤지컬영화라서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음악으로써 주인공의 심리와 감정들을 전달하는데 그의 음악에는 사랑받지 못한 아픔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슬픔, 고민, 그리고 버림받아야만 했던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등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악은 주로 그의 지나간 과거의 회상과 함께 사용된다.
자유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동경으로 남자에서 여자로 태어나려 하지만 수술은 실패하고 그 때부터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게 된다.
그도 사람이여서 사랑을 원했다. 그의 말처럼 사랑은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항상 버림받게 된다.
그의 아픔, 슬픔은 남자들에게 버림받아서도 아니고 잘못된 수술로 1인치가 된 그것때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했다는게 가장 슬픈 일 아닐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여서 항상 버림받고 상처받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이야 말로 그런 것이다... 내가 누구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던 그 아이의 모습에서 그렇게 좋아하던 락으로 성공한 그 아이의 모습에서
자신이 그렇게 바라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우연히 생각이 나서 보았는데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멋진 영화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