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 2001)
단언컨대, 그 당시 '트윈 픽스' 시리즈가 밤 늦게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했거나 방영했던 그 때보다 2~3년 정도 늦게 했더라면 난 그 시리즈를 다 봤을 것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너무 늦은 시간에 해서 1화를 보다가 자고는 그 후에는 보질 않았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하여튼, '트윈 픽스'나 린치아저씨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말할 기회가 많을 것이니 이 영화 Mulholland Drive...
뒤틀린 사랑과 욕망의 끝을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절대 100% 이해를 용납하지 않는 아주 매혹적인 영화다. 데자뷰현상과도 비슷하다고 할까? 언젠가 경험한 듯한, 그래서 아리송한 것이나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가 힘든 것이나...
뒤틀린 사랑(여기서 내가 말하는 뒤틀린 사랑이란 동성애 자체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배신과 집착을 말하는 것이다)이 결국 파멸로 이르는 과정에서 전혀 연관이 없는 듯한 에피소드들의 기막힌 전개와...(기막힐 정도는 아닌가??) 뒤통수를 팍 치는 반전이라면 반전과 뒤통수를 심하게 쳐서 어지간한 영화라면 '아 하~'라고 수긍해야할 대목에서 '에? 이건 또..?'라는 머리아픔을 주는 감독의 위트(?)가 넘치는 영화이다.
대충 파악한 줄거리는 서로 사랑하는 두 무명의 여배우 중에서 한 명이 성공을 하고 사랑에 대한 배신을 하자 나머지 여자는 끝내 그 여자를 죽이기로 한다. 그러나 그 여자는 극적으로 살아남지만 기억을 잃고, 시골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올라온 여자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 여자와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이렇게 보면 그리 복잡한 줄거리는 아니지만 이 기본적인 뼈대를 이리저리 뒤집고 붙이고 거기에 꿈 속을 거니는 듯한(? 듯한은 아니지~ㅋ) 환상적이고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들(당연히 이해가 되면 안되지~ㅋ)의 연속, 그리고 수 많은 영화적 장치들....등으로 보는 이의 머리에 스팀이 나게 만든다.
어찌보면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을 말해주는 장면이 아닐까? 자신을 버린 여자를 생각하며 울면서 자위를 하는...그러면서 결국 자신의 맘 속에 그러한 결심을 하게 되겠지?
아~이 역시 조금(?)은 난해한 영화이다. 감독의 명성에 걸맞는...그래서 이 아저씨 영화 좀 더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