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호 (My Own Private Idaho, 1991)
찾을 것도 없거니와 더더욱 잃어버릴 것도 없는 그 언젠가...
파리를 함 보자. 얄밉게 잘도 날아다니는 파리를 보면 저 녀석 잡아서 바로 죽이지 말고 날개를 다 뜯어서 다리를 실로 꽁꽁 묶어서...등등 하는 생각을 하며 녀석을 터지지 않게 잡을 궁리를 하다가 순간 녀석의 방심으로 잡게 되면 우선은 날개를 다 뜯어 버린다.
단순한 것이 나 보다 작은 그 어떤 것이라도 그렇게 조금의 물리적 압박을 가하면 금방 죽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날개를 뜯어내도 녀석은 죽기는 커녕 잘도 기어다닌다.
군대 있을 때 할 일없이 볕이나 쬐고 있는데 거슬리게 날라 다니는 잠자리 녀석 잡을려면 도망가고 잡을려면 도망가고...슬슬 약올리길래 홧김에 돌맹이 집어서 그냥 던졌는데 그거에 맞고 뻗어버렸다. 그래도 녀석 한 5분 정도 정신 못 차리더니 한참 있다가 다시 날라갔다.
아직까지는 다 그런거 같다. 좌절은 있어도 끝은 없다.
원래 유명해진 것은 저기 졸라 멋진 두 녀석들이 주연하고, 멋진 연기를 보여준 영화인데 난 책을 먼저 봤더랬다.
그냥 할 일없어서 도서관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일문학부터 시작해서 나라별로 슬슬 지나가다가 미국문학편에서 우연히 눈에 띄였었다.
알다싶이 마이크와 스콧의 우정, 사랑, 그리고 결국 맞이하게 되는 서로의 상반된 현실을 보여주는 음...성장영화 쯤 될까나?
리버 피닉스의 어리벙벙 맛이 좀 간 듯한 연기와 버스 세우기 전에 안 어울리게 20대 초반의 스콧을 연기한 키아누 리브스...의 괜찮은 연기...??
리버 피닉스의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은...이거랑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정도(?)ㅋㅋ하여튼, 저 나이에 저 정도의 몰입력이였다면, 살아 있었다면 상당히 멋진 배우가 되었을 텐데...
키아누 리브스...그의 옆모습과 대충~대충 손질한 그의 짧은 헤어스딸~을 좋아한다. 그리고 당연 엑설런트 어드벤처의 멍청이 보다는 갈수록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나보다 잘생긴 넘들에게는 애정을 잘 주지않는 내가 애정을 가지는 몇 안되는 배우이다.
자, 그렇다면 파리와 얘네들과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나?
젊었을 때는 누구나 꿈과 희망에 사로잡혀 붕~붕~ 하늘을 날아다니지. 내가 최고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한마디로 난 퍼펙트!!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파리채든 손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헛 날개를 부러트릴 그 무엇과 마주치게 되면 깊은 절망과 좌절...체념....등등등...나쁜 것은 모두다...
하지만 저기 길이 끝도 안 보이게 펼쳐져 있는 것처럼...자의든 타의든...결국에는 터벅터벅 걸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는게 인생이다.
젊음의 무모함은 그렇게 현실에 부딫쳐도 다시 걸어갈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장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내게 맞는, 내가 가야할 길을 찾는 것이겠지. 돈 많은 스콧과 마이크가 결국 가는 방향이 틀린 것처럼...
그리고... 동성애 이런 것은...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그냥 저런 애들도 있긴 하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
가장 재밋던 장면은 한스라는 독일아저씨와 얘네랑 셋이서, 글구 키아누 리브스가 이탈리아 처자랑 침대에서 뒹굴 때 배우들이 직접 동작을 멈춰서 보여주는 어설픈 스톱모션 장면...보면...미세한 흔들림이 참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