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리턴 (キッズリタ ン, Kids Return, 1996)
하나비, 배틀로얄, 자토이치 등의 영화 배우로서도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1996년작 성장영화.
마사루와 신지를 중심으로 고등학생에서 사회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마사루와 신지는 소위 꼴통으로 학교에서도 유명하다. 수업 빼먹기는 약과이고, 나이 많은 선생을 놀리기도 하고 선생의 차에 불을 지르거나 음식점에서 버젓이 술과 담배를 시키고, 성인영화관을 전전하며 지나가는 순진한 학생들의 돈을 뺏기도 한다.
그렇게 아무런 목표도 없이 무료한 하루하루를 지내던 마사루와 신지는, 어느날 자신들이 돈을 뺏은 아이들이 데려온 권투선수에게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당하게 되고, 복수를 위해 마사루와 신지는 권투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어느날 신지와의 스파링에서 패하게된 마사루는 권투를 그만두게 되고 그 소질을 발견하게된 신지는 계속 권투를 하게 된다. 후로 마사루는 어느날 음식점에서 봤던 야쿠자의 밑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고, 살인사건으로 인한 중간보스의 부재로 점점 조직에서 힘을 키워가는 마사루와 그 재능을 갈고 다듬어 권투로 주목받게 되는 신지는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실패한 선배의 꾀임에 의해 페이스를 잃게되는 신지는 결국 권투를 포기하게 되고, 보스가 살해되고 그 일로 모인 보스들의 모임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행동을 하게 된 마사루는 돌아온 중간 보스에게 버림을 받게 된다.
배달일을 하게 된 신지는 어느날 마사루를 마주치게 되고, 그들은 예전처럼 자전거를 타고 학교 운동장을 어슬렁 거린다.
신지 ; 마짱, 우리들 이제 끝장난 걸까? [マーちゃん、俺たちもう終わっちゃったのかなあ。]
마사루 ; 바보같은 자식,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バカヤロー まだ始まっちゃいねえよ。]
개중에는 마치 모든 것이 그렇게 정해진 것처럼 거침없이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실패하고 실수하고 깨지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다시금 일어서곤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우리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그러한 과정을 성장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20대로 넘어가면서 성장을 하게 된다.
물론 신지와 마사루가 정신차리고 무언가 목표를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 마지막 대사를 주고 받는 그들의 얼굴에서는 빛이 난다. 그렇게 깨졌으면서도 그들은 웃는다.
그들에겐 희망이 보인다. 이제 20대 초반이지 않나?
처음에는 다카시 감독이 배우로 출연한 몇몇 영화를 봤었다. 배틀로얄의 잔혹한 선생이나 자토이치의 눈먼 장인 검객등 말이다. 근데, 내가 봤던 그가 감독한 영화에선 왠지 배우로서 느낀 그와는 또 다른 모습들이 보이곤 했다. 예를 들어 돌스 (ドル-ズ: Dolls, 2002) 에서 사랑의 감정을 그려낸 것처럼 말이다. 이 영화 역시 현실을 덤덤한 시선으로 그리긴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글쎄, 희망이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살아야 할 것이면 희망을 가지고 사는게 나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