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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Talk To Her, Hable Con Ella, 2002)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2002년 작품. 제7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2003) 각본상, 제6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2003) 외국어 영화상, 제28회 LA 비평가 협회상 (2002)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식물인간이 되버린 두 여인을 사랑하는 공통점을 가진 베니뇨와 마르코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과 두 사람간의 우정을 그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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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호감을 가지고, 교감을 나누다가 사랑에 빠지고, 서로 하나가 되길 바라고...

베니뇨와 마르코의 공통점은 상당히 예민하다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교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마음을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성급한 듯 하면서도 상당히 지독한 사랑이다.

마르코와 리디아는 한번씩 사랑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상처에 공감을 해서 더 가까워지기 쉬웠는지도 모른다. 아니, 결국엔 마르코만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연극을 보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릴만큼 감정이 여린 마르코는 막상 리디아가 식물인간이 되어버리자 그녀와 교감을 할 수 없고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결국은 그녀를 포기하고 만다. 어쩌면 더이상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포기한건지도 모른다. 단순히 포기라고 하기엔 힘들지도 모른다. 단지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벽에 부딪쳐 버린건지도 모를 일이다.

마르코의 사랑이 상당히 현실적이라고 한다면 베니뇨의 사랑은 지극히 이상적이다. 쉽게 말해 집착이라고도 할 수 있다. 흔히 부르는 스토커인 사람일 수도 있다. 베니뇨는 매일 창문으로 훔쳐보기만 했던 알리샤가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자 그녀를 4년이나 지극정성으로 간호한다. 그러한 그의 사랑방식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외로움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 오롯이 알리샤만 바라보고 알리샤만 생각하며

알리샤와 완벽한 하나됨을 원한다. 그렇기에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었을 그 행동을, 자신이 봤던 무성영화의 남자주인공처럼 영원히 알리샤와 하나되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그랬는지 모른다. 결국엔 그의 방식대로 하나됨을 선택하게 되지만 말이다.

 

리디아; 아직 그녀를 사랑하세요?
마르코; 안젤라와 공감할 수 있는 면이 없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가슴 아픈 일이죠.
리디아; 슬픈 사연이군요.
마르코; 사랑은 슬픈 거예요. 노래 가사처럼...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가기 마련이다. 지우개로 말끔이 지워버리듯이 지난 것은 이미 지난 것이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다시 사랑하기 마련이다. 글쎄, 개인적으론 마르코와 알리샤가 그렇게 사랑에 빠져버린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아니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건가?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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