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기/'01~'10

봄날은 간다 (One Fine Spring Day, 2001)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의 두번째 작품. 사랑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영화.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들려주는 지방 라디오 방송국의 PD인 은수(이영애)와 함께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진다. 그러다 어느날, 은수의 아파트에서 함께 밤을 보낸 후 두 사람은 계절이 바뀌듯이 빠르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은수는 이혼한 경험이 있는 연상녀. 결혼을 염두해 두고 있는 상우의 생각을 부담스러워하며 둘 사이는 삐걱거린다. 결혼을 부담스러워하는 은수와 그녀에게 깊이 빠진 상우. 그리고 둘의 갈등. 급기야 둘은 헤어지게 된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는 상우의 말에 은수의 헤어지자는 단호한 한마디로.

겨울에 만나 가을이 오기 전에 헤어지게 되고, 다시 계절이 돌아 봄, 둘은 다시 만남을 가진다. 하지만 둘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서두름 없이 잔잔한 모습으로 사랑이 시작되고 헤어지고 감정이 매듭지어짐을 보여준다. 시작과 끝이 너무나 간결하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누구나 아련히 느낄 수 있다. 상우의 말처럼 사랑은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훗날 좋은 영향을 줄지 아니면 그렇지 않을지는 스스로가 느껴야 할 것이다. 적어도 그걸 상우는 느낀듯 하다.

사람들은 늘 현재를 미래까지 연장시키려 한다. 미래는 절대 현재의 연장선이 아니다. 미래를 보기보단 현재에 대처할 방법을 지혜롭게 찾는 방법이 더 좋을 듯하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을 땐 사랑하는 방법을, 헤어짐을 겪고 있다면 헤어지는 방법을. 절대 거부할 수는 없다. 물론, 늘 좋은 쪽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유지태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남자 캐릭터를 보는 듯하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나오는 머리모양을 할 때는 더 그렇다.

아무래도 남자긴 남자인 모양이다. 은수보다는 상우가 더 공감가니 말이다. 어려운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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