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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復讐するは我にあり: Vengeance Is Mine,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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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난 널 용서 못해.
:(이와오)
누가 용서해 달랬어?
;(아버지)
나도 신께 용서받을 수 없어. 네 피는 내 피이기도 해. 내 피 속에는 악마의 피가 흐르고 있지. 난 네 어머니도 너도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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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와오. 파문 당했어도 신을 두려워해야해.
:(이와오)
난 신 필요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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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와오. 부모자식이란 피로 연결된게 아닌거냐?
:(이와오)
죽어도 당신과 난 남남이야. 당신도 날 용서하지 않겠지만 나도 당신을 용서 못해. 어차피 죽일거면 당신을 죽였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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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오) 죽이고 싶다.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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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망치로 그렇게 이와오는 사람을 죽인다. 죽음 직전에 격렬하게 죽음을 거부하지만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오는 문득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보고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자신의 오줌으로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낸다. 박찬욱감독이 비정함의 극치라고 했던 바로 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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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의 수금원 두 명이 살해되고 현금 사십 일만엔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은 담배 배달차 운전수인 떠돌이 이와오. 그는, 배의 갑판에서 동거녀 요시카와와, 자신의 부모님께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을 위장한다. 그는 대학 교수인 척하고 여자를 꼬셔서 범죄를 저지른다. 변호사로 위장하고 보석금을 빼돌리고, 늙은 변호사를 죽이고 금품을 빼앗는 등 활개를 친다. 그는 하마마츠에서 전에 머무른 하숙집에 눌러 앉아 경영자인 아사노 하루의 정부가 되어 성(性)에 탐닉한다 하루의 어머니는 살인죄로 형무소에 들어갔다 온 여자인데, 이와오는 결국 이 모녀를 죽이게 되고 그들의 집을 팔아서 도주 자금으로 쓴다. 이러한 도피 생활 78일 되는 날에 그는 어이없이 자신의 고향인 큐슈에서 잡혀서 교수형을 당하게 된다.

이와오의 행동에는 결과와 과정만 있고 그 시작,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물음만 남겨놓고 시종일관 이와오의 도피생활, 범죄장면이 중반부까지 주를 이른다.

극을 이끌어가는 또 다른 공간, 즉 그의 아내와 아버지. 그의 어린시절 그의 아버지의 비겁한 모습에 실망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때부터 그가 삐뚤어 졌다고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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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질려버린 그의 아내는 결국 그의 아버지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고 적극적이 되지만 지독한 기독교신자인 그의 아버지는 종교적 신념에 의해 그런 며느리를 애써 외면한다. 어쩌면 그러한 그의 종교적 신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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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 그가 마지막으로 하루를 살해할 때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죽임을 당하기 직전 오줌을 싼 그녀의 다리를 닦아주고 흐트러진 그녀의 치마자락을 정리해 준다. 그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그녀의 말과, 그로 인해 혹 그녀의 배 속에 있을지도 모를 자신의 아이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어째튼 이 때 그는 감정의 흐트러짐을 보인다.

어린시절 비굴해질 수 밖에 없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어쩌면 그는 인간이기를 거부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현실과 타협하지 못한 그의 아버지의 모습때문에 세상에 악의를 품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그의 복수의 대상은 아버지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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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그의 복수심과 상처는 뼈 속 깊숙히 박혀 있어서 그 역시 어찌할 줄 몰랐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사형당한 그의 유골을 들고 그의 아버지와 그의 아내는 산꼭대기에서 그의 유골을 던진다.

이 장면에서도 감독은 쇼킹한 물음을 던진다.

그의 아버지가 그의 유골을 던졌는데, 그의 유골은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멈춘다. 놀란 그의 아버지는 다시 던지나 역시 공중에 멈춘다. 그의 아내가 던져도, 유골단지를 통채로 던져도 공중에 멈춘다.

그것이 그의 아버지와 아내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복수의 모습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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