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기/'01~'10

어댑테이션 (Adaptation., 2002)

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1999)의 감독인 스파이크 존즈 감독과 각본을 썼던 찰리 카프먼이 다시 만나 만든 영화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상반된 성격의 쌍둥이인 찰리 카프먼/도널드 카프먼을 연기했고 메릴 스트립과 크리스 쿠퍼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을 보면서도 느낀건데 찰리 카프먼은 이질적이라고까지 생각되는 생소한 상황에서 머리를 훅!치는 무언가를 말하는 능력이 탁월한거 같다. 공식처럼 느껴지는 일련의 패턴은 전혀 거치지도 않는거 같은데 재미있다. 그래서 그 능력을 더 인정받고 있는 것이겠지?

영화 속에서 메릴 스트립이 이런 말을 한다.

'나도 난초처럼 열정 쏟을게 필요하다. 하지만 내겐 그런 열정의 대상이 없다. 내게 있는 유일한 열정이라곤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것뿐.
유령난초를 찾지 못한다면 다른건 의미가 없다는데. 유령난초가 환상이라면 사람들은 헛꿈 꾸고 헤매면서 수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인가.
정말 있다면 그걸 보고 싶다. 난초를 좋아하진 않지만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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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유령난초가 널려있다. 상상 속에서 사랑에 빠지면 멋지지만 허무한 환상일뿐... 손에 넣지 못한다.'


이 대사를 보면서 나에게도 열정의 대상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역시 나도 그저 그렇게 밋밋하게 살고 있는건 아닐까? 내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하는걸 보면 나도 그런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좀, 서글프다면 서글픈 것이겠지?

마지막에 찰리와 도널드가 늪에 숨어서 나누는 대화 중에 이런 것도 있다.

도널드> 난 사라를 사랑했고 그 사랑은 내 거잖아. 내 사랑이야. 사라도 그걸 뺏을 권리는 없어. 사랑은 내가 원해서 하는 거야.
찰리> 너를 바보 취급 했는데?
도널드> 그야 내 알바 아니지. 사랑한만큼 행복하니까. 오래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다른 사람들이 말한거처럼 조금 지루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메릴 스트립의 말이 나름 와닿았다.
나도 재미란걸 찾아봐야 하지 않겠어?

영화 포스터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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