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건 지나간거야
그때 그맘이 부른다고 다시오나요
아무래도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아무런 표정도 없이 이런 말하는 그런 내가 잔인한가요?
_'앵콜요청금지' 중에서
처음 이별을 통보 받았을 때, 어떻게 해서든 돌이키기 위해서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단지 울며 메달리는 일 뿐이었다.
전략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그냥 단지 절박한 심정에, 내 마음에 몸이 그렇게 반응했을 뿐이다.
알았다고 했다. 다시 생각해 본다고 했다.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아니, 정말로 크게 희망을 걸었다.
그렇다고 이미 결정된 것을, 돌아서 버린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고 그 후에 다가온 지옥 같은 시간을 시간을 나 자신을 자책하며, 때로는 그녀를 원망하며, 혹은 또 다른 누군가를 욕하기도 하며, 미친 것 처럼 지냈다.
정말로 스스로가 무기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 보고는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한마디로 모든 일에 '의지'라는게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허무함과 공허함이 죽도록 싫었다. 죽기 싫어서 혼잣말도 해보고 쓰잘데기 없는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억지로 웃곤 했다.
이 노래의 노랫말을 보면서, 그리고 노래를 들으면서 왠지 모르게 그때의 감정들이 아련하게 떠 올랐다.
지금도 그때와 별 다를게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 신기했고, 또 한편으론 시간이 지났음에도 변한건 별로 없다는게 또 신기했다.
그래도 결국 언젠가는 하나도 남김없이 훌훌 벗어던질 짐이다.
짐이라고 표현하는게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편해질려면 그래야 한다.
미련 따윈 필요없다는걸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