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이었어요
생사를 넘으며 한국으로 돌아오는 초인(소지섭)의 아슬아슬한 여정도, 점점 서늘하게 변해가는 선우(신현준)의 흔들리는 눈빛도 압권이었지만 카인과 아벨 6회에서 가장 안타깝고, 그래서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건 어릴 적부터 집처럼 돌아다니던 병원에서 초인의 흔적을 찾아 헤매다 결국 보내야만 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오열하는 서연(채정안)의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시작해서 초인이 준 실을 놓치고, 그리고는 초인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음을, 초인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에서 주저앉아 흐느끼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고 그 장면들은 가장 인상 깊었다. 순간 내가 고등학생 시절 남자셋 여자셋 초반에 송승헌 상대역으로 나와 큰 키만큼이나 뻣뻣한 연기를 아주 잠깐 보여주고는(그럼에도 차암 좋아했었는데) 이의정과 교체되었던 그녀가 생뚱맞게 생각나더니 아 채정안이 저렇게 연기할 수도 있었나 싶었다(옷 입는 스타일도 굿~). 난 한지민이 여자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구나 싶던 장면이었다.
소지섭도 소지섭이지만 무엇보다 오랜만에 정신줄 잡고 연기하는거 같은 신현준을 보는 것도 무척 반갑다. 극 흐름도 늘어지는거 없이 가는 것 같아 좋다. '그들이 사는 세상'끝나고 한동안 볼 드라마 없어 심심했었는데 카인과 아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