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긴 한데..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아주 작은 소극장이나 노천 무대에서 달랑 통기타 하나 들고 노래 부르는 그의 모습을. 물론 그가 모두 인정하는 보컬리스트는 아닐지라도 노래 만으로 듣는 사람을 집중시킬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런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다. 하긴 그런 적이 아주 없었던건 아니지만.
그냥 좀 심플하게 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심플한 음악도 듣고 싶다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점점 나이 먹어서일 수도 있고 듣는 취향이 바뀐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의 음악이 복잡하다는 느낌, 아니면 흔히 말하는 정신없는 음악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른들이 록 음악을 들을 때 시끄러워 정신없다는 거랑은 좀 다르다. 아, 어쩌면 산만하다는 표현이 더 가까운거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그래서 더 멜로디와 전체적인 분위기에만 더 집중하게 되는건 반사이익 쯤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어떤 사람들이 말하듯 점점 앞서가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내 탓일 수도 있고.
어쨌거나 계속 이번 싱글을 듣고 있다. 강한 인상을 주는건 작년 10월 쯤에도 줄창 들었던 Bermuda [Triangle]과 그 리믹스 버전이다. 리믹스 버전은 모아이 리믹스 버전의 힘빠짐과는 확실히 다르다.
Coma나 Juliet은 더 확실한 맺음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무언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만 하다가 끝나 버린다. 그래서 아쉽다. 그럼에도 예쁜 곡들이다. 그 예쁘다는게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몇몇 기사에서 좀더 대중적인 음악이라고 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의미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아이 싱글과 별반 다른게 없는거 같다. 그래서 곡 자체의 호불호를 떠나서 조금 맥 빠지기도 한다. 통기타 하나 들고 노래 부르는 그가 어떨까 궁금하다고 했지만 빨간 레게 머리와 뿔테 안경을 쓰고 헤드뱅잉하던 그의 모습이 살짝 그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