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pranos S1] 끔찍함
예전에 아주 끔찍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아니, 내용은 한 사자 무리에 관한 것인데 내용 자체가 끔찍하다기 보다는 한 장면이 그랬다.
사냥을 하지 못해 굶주려 가고 있는 사자 무리에서 한 암컷이 다른 암컷의 새끼를 죽였다.
먹이 부족 때문이었는지 단순히 그 어미에 대한 질투에 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새로운 우두머리가 생기면 이전 우두머리의 새끼들을 모두 죽여버리는 것처럼 그런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다음이 정말 끔찍했다.
새끼의 죽음을 확인한 어미 사자는 한동안 새끼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슬퍼하는건가 싶었다. 아니, 슬퍼했겠지.
한동안 그렇게 있던, 오래 동안 굶주렸던 어미 사자는, 갑자기 새끼의 시체를 먹어 버리는 것이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Ma. 엄마...
I know what you did. 엄마가 한 짓 알아요.
your only son. Your middle child. 엄마 독자 아들 왔어요.
Heard the tapes, ma. The fuckin' f. B. I. Tapes. Don't tell me you don't know.
테이프 들었어요. FBI 테이프니까 모른 척 시치미 떼지 마세요.
Uncle jun's in jail now. And i got one last detail i gotta take care of.
삼촌은 감옥에 있어요. 이제 하나만 처리하면 돼요.
I didn't tell you, i don't die that fuckin' easy, ma.
이 말 하러 왔어요. 난 쉽게 죽지 않아요.
I'm gonna live a long, happy life, which is more than i can say for you.
난 잘 먹고 잘 살면서 장수할 거예요.
I try to do right by you. You try to get me whacked?
난 잘하려고 했는데 아들 뒤통수를 쳐요?
She smiled! Look at the look on her face!
웃었어요, 얼굴을 보라구! 얼굴을 봐요, 웃고 있어요.
The Sopranos s1 ep13 'I Dream Of Jeannie Cusamano'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찾아가는 길에 (무슨 짓을 할 지 뻔히 보이는)비장한 얼굴로 쿠션을 집어든 토니는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어머니에게 주니어 삼촌과 했던 말들을 모두 들었다고, 어머니가 할려고 했던 짓을 다 알고 있다고 소리 친다.
의사는 토니를 말리고 그렇게 화가 난 토니를, 그의 어머니는 실려가는 침대 위에서 웃으면서 쳐다 본다.
저 장면을 보는데 문득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그 모습이 떠 올랐다.
어떤 상황에 있든 그런건 모두 제외하더라도 결국 한 순간 자신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모습을 보니 좀 섬뜻하기도 하다.
어쩌면 단순히 오해 때문일 수도 있다. 토니의 어머니가 주니어 삼촌에게 신세한탄할 때 이미 치매가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고, 또 저 장면에서 웃은 이유도 비웃는 것이 아니라 병 때문일 수도 있고, 단지 과대망상과 피해의식 때문에 뱉은 말이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결국 그들의 방식으로 나타난 것 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본심은 알아주지도 않고 결국 극단적인 결과로 나타난 것에 대해 토니가 얼마나 상처받았을지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거 같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저 할머니, 평소에 하는 말을 반만이라도 줄이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편해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