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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nivàle] 1시즌 다 봤다(약간의 스포일러)

카니발 1시즌을 다 봤다. 특별한 능력(치유하는 능력)을 가진 벤 호킨스가 떠돌이 유랑극단(카니발)과 함께 다니며 자신이 가진 힘과 여러 모습의 악몽으로 자신의 꿈에 나타나는 아버지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는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우연 같았던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유랑극단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관리자(management)의 사라진 벤의 아버지를 찾기 위한 각본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물론 로즈 교수처럼 단순히 벤이 가진 힘에 집착을 할 수도 있겠지만 관리자 역시 뛰어난 능력자인거 같고 결국 벤의 아버지와 관리자 사이에 있는 이야기가 가장 큰 줄기인거 같다.
그래서 조금 의아스러운 것이 소위 악으로 상징되는 저스틴 신부의 위치인거 같다. 인물의 관계에 의해 관리자가 저스틴 신부의 존재를 모를리 없을텐데 그에게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인물들 간의 대립구도가 형성될지 궁금하다. 단순히 벤과 저스틴 신부의 대립구도가 될건지 아니면 아직 나타나지 않은 벤의 아버지와 관리자 간의 대립이 주가 될지 거기서 소피의 위치는 또 어떻게 변할지 말이다(아, 물론 2시즌의 줄거리를 대략 알고 있긴 하지만).

하지만 역시 가장 흥미로운건 누군가를 치유하거나 혹은 다시 생명을 살리는 능력 이면에는 희생될 생명(그것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혹은 식물이든 간에)이 필요하단 것을 알고, 불특정한 존재가 희생되는 거라 생각했던 것이 우발적이지만 로즈 교수를 죽이면서 벤 스스로가 그 희생될 생명조차 선택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점이다. 그로 인해 언젠가는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인데 앞으로 벤이 이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지 궁금하다. 자연스레 벤의 어머니가 그런 능력을 가진 벤에게 악마의 자식이라며 죽어가는 순간에도 벤을 두려워한 것이 생각난다. 그래서 인물들의 대립구도가 단순하게 선-악으로 나누기가 좀 힘든 면도 있다. 이것은 저스틴 신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거 같다.

상당히 흥미가 있는 스토리이건만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대략 알거 같다. 각종 진귀한 능력을 가진 유랑극단이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끌 만한 오컬트적인 면이 의외로 약하다. 더군다나 벤이 자신의 힘과 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에 접근하는 속도가 너무 더딘 면이 있다. 그래서 소재에 비해서 좀 느슨하고 지루한 편이다. 한마디로 각 에피소드마다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소재가 없더라. 그래서 인내심을 가지고 주된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가지 않으면 정말이지 지루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제 그 갈피를 잡기 힘든 인물들 간의 관계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벤과 저스틴 신부가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컨트롤이 생기면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궁금해진다. 뭐 당초 6시즌까지 제작되기로 했던 드라마가 시청률 부진으로 2시즌에서 급 종영되었기에 보나마나 애매한 시점에서 이야기가 끝날거란건 어느 정도 예상되어 조금 김 빠지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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