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 보기/기타

트루 블러드(True Blood) 1시즌 리뷰

(스포일러 있음) 뱀파이어 이야기에 전부터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고 빈번하게 나오는 섹스신 때문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순전히 앨런 볼Alan Ball의 드라마라는 이유 때문이다. 또 그렇다고 그의 작품을 많이 본 것은 아니다.
내용보다는 장미꽃에 파묻힌 미나 수바리Mena Suvari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아 있는 아메리칸 뷰티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본 드라마들 중에 단연 세 손가락 안에 꼽는 식스 핏 언더 뿐이다. 그래 정확히 말하자면 식스 핏 언더 때문이다.
뭐, 어쨌거나 실래인 헤리스의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인조 혈액 음료의 개발로 음지에서 생활하던 뱀파이어들이 인간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1시즌의 큰 이야기 틀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이다. 그 사건도 굳이 원인을 따지자면 뱀파이어와 관련된 것이고 뱀파이어라는 이질적이고 적대적, 혹은 공포의 존재를 어떻게 인정하고 함께 공존하느냐에 대한 갈등이 전반적으로 펼쳐진다. 그러는 중간에 남부지역 특유의 오컬트적인 요소(부두교 같은)와 종교적인 갈등 등이 맞물려 이야기의 흥미를 더한다.
이야기 전개는 좀 뜬금없고 지루한 면도 있지만 수키의 할머니가 살해되면서 탄력을 받는 느낌이었다. 그 사건 전까지는 좀 지루하기도 했는데 그 사건 후부터 집중이 잘 되었다.
굳이 뱀파이어라는 좀 황당한 존재가 아니더라도 나와 다른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 분리 평등이란 대사가 나오는데 그거 생각해 보니까 꽤나 섬뜻하다고나 할까? 위선적인 생각 같았다( 하긴, 샘이 그런 말 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위선자란 뜻일 수도 있고. 그러고 보면 수키가 샘의 정체를 알고서 그렇게 화를 내는 것도 이해가 간다.).
배우들의 연기는 다 좋은 편이다. 특히나 성격과는 다르게(수키를 구하기 위해 햇빛에 살이 타들어가도 끝까지 수키에게 가는 모습은 멋지더군.) 생김새나 분위기는 근래 본 뱀파이어들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고 생각하는 스티븐 모이어는 좀 멋있다. 눈빛이나 말투, 분위기가 정말 뱀파이어를 보는거 같다.
수키는..잘 모르겠다. 솔직히 여주인공이지만 그렇게 끌리는 타입은 아닌거 같다.
그보다 타라의 엄마인 레티 메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두 모녀가 가장 연기가 돋보였다.
지금 한창 2시즌이 방영되고 있을 텐데 1시즌 마지막 장면이 너무 코믹적이여서(수키와 타라가 함께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왠지 어설픈 패러디 영화의 한장면 같아 웃음이 났었다.) 좀 끌리지 않기도 한데 그래도 계속 흥미를 가지고 따라갈 만한 요소는 많은거 같다.
좀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기도 하지만 괜찮은 드라마 같다.

HBO에서 드라마의 홍보를 위해 뱀파이어 뉴스 사이트뱀파이어와의 데이팅 사이트도 만들었단다. 뭐, 이미 그런지에서 매시브 다이나믹의 사이트도 봐서인지 그리 놀랍진 않다.
관심있으면 한번 보는 것도 좋겠지. 혹시 알아? 운 좋게 정력에 좋은 V 주스도 구할지 모르고 섹시한 뱀파이어 아가씨와 하룻밤 보낼지도 모르고. 좀 섬뜻하지만,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