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여정은 자유롭고/ 음악 이야기

Backspacer 리뷰 2


펄 잼의 9개 앨범들 중에 개인적으로 펄 잼이란 밴드의 방향성에 포인트가 되는 앨범이 'Vitalogy'와 'Yield'라고 생각한다. 근데 또 어떻게 보면 'Vitalogy'는 방향성이라고 하기 보다는 의외성이 더 큰 앨범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에도 후에도 없는 펄 잼의 실험성이 극대화(?)된 앨범이라는 생각에서다. 확실히 'Vitalogy'와 같은 느낌은 그 후로 없었다.
그에 반해 'Yield'는 그 전까지 밴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포효하는 듯한 에디 베더의 보컬과 강력한 사운드-에다 좀 더 풍부한 이미지와 사운드를 첨가해 좀 더 깊어진 음악적 색채를 들려준다.
그래서인지 얼핏 펄 잼이 힘이 빠졌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그런 말들이 어떻게 보면 좀 볼멘 소리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힘이 빠졌다기 보다는 펄 잼이란 밴드가 만들어 내는 사운드가 더 폭 넓어 지고 풍부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크게 실망한 앨범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그 풍부함이 이번 'Backspacer'앨범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거 같기도 하다. 사실 그게 이전까진 좀 어정쩡한 부분이 있기도 했었다. 그런 모습이 흔히 말하는 정체성의 혼란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뭐, 어쩌면 다시 만난 프로듀서 브랜던 오브라이언의 공일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이번 앨범은 꽤나 타이트하다. 적절한 강약의 조절과 숨 고를 타이밍의 배치로 지루한 느낌이 없다. 사실 숨 고를 타이밍에 배치된 음악들이 어떤가에 따라 앨범 전체 구성의 완성도가 많이 좌지우지되는 편인데 'Just Breathe'나 'Speed of Sound'는 적절하게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템포를 조절해 주고 있으며 'Amongst the Waves'나 'Force of nature'에서 들려주는 팝 느낌이 강한 후렴구는 펄 잼 맞나 싶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멋진 멜로디로 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번 앨범이 크게 만족을 줄 지는 잘 모르겠다. 펄 잼이 가지는 음악적 성향에서 크게 벗어남이 없다. 하지만 나처럼 펄 잼의 음악을 한 14~5년 정도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여전한 그 소리의 깊이가 반갑지 않을 수가 없을 거다. 그 수많은 밴드들이 사라져 가는 속에서 펄 잼이 이렇게 오래동안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그래서 더 반가운 거다. 그래서 콩깍지에 씌인 리뷰라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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