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nge S2] 한 인간이 미치는 영향
월터 비숍 박사. 수많은 상상력을 현실화 시킨 프린지의 알파이자 오메가(어떤 식으로 결말을 낼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월터 박사가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
그 수많은 상상력 중에서도 프린지의 기본을 이루는 평행우주 간의 이동이 가장 중요한 불행이면 불행.
그는 젊은 시절 오로지 과학자로써의 이기심과 아집으로 도덕성과 같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조차 저버리고 오직 결과만을 바라는 과정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끔찍한 약물 실험을 했다. 프린지의 스컬리인 올리비아도 그 아이들 중에 하나. 그 실험에 의해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다른 우주에서 온 사물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다. 2시즌 15에피소드에서 올리비아는 지금은 사라진 그 능력을 다시 복원 시키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 실험과정 중에 받은 끔찍한 기억을 다시 생각해 내며 월터에게 도대체 어떻게 어린 아이들에게 그런 실험을 했냐며 화를 내게 된다.
그런 올리비아에게 월터는 오히려 특별한 능력을 준 것이라며 말한다. 물론 지금의 월터는 자신이 했던 일련의 실험의 끔찍한 결과들을 접하면서 그에 대해 죄책감 같은 것을 느끼긴 하지만 그래도 저런 식으로 말했을 때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긴 젊은 시절의 월터는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2시즌 16에피소드에서 그동안 어느 정도 낌새만 줬던 피터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에서 도덕적인 책임과 자연의 섭리를 존중해야 함을 강조하는 동료 박사에게 이 실험실에서 신은 오직 나 뿐이라고 말하는 그를 보며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에 집착하는 호빗보다 더 섬뜻하게 느껴졌다.
이야기의 얼개가 정말 느슨해 졌지만 보면 볼수록 한 사람의 무책임함이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면 비록 좀 현실성이 떨어져도 무섭긴 하다. 솔직히 2시즌까지 끌고 오는 것도 용하다고 생각했는데 3시즌도 제작한다고 하니 어설프게 엑스 파일 따라하지 말고 프린지 만의 정체성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시즌 16에피소드이 오프닝은 독특하다. 이야기의 내용상 80년대 복고풍 느낌을 줬다. 당연히 그 당시에 이런 화면은 최첨단이었겠지만. 하여튼 원래 오프닝도 마음에 들지만 이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