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 져 있다고 하여 구병산(보기)이라고 불리는 이 산은 충북 보은군에 자리 잡고 있다.
멀리서 보기에는 능선이 아기자기하여 힘들지 않게 산행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구병산 정상에서 853봉, 신선대로 이어지는 암릉은 길도 험하고 자세한 이정표나 안전장치가 잘 마련된 편이 아니여서 가벼운 생각으로 가기엔 많이 힘든 산이다.
보은군에서 충북 알프스라고 많이 홍보하는거 같은데 그보다 안전 시설이나 이정표 등 제반시설을 좀 더 마련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주차장은 상당히 잘 마련되어 있다. 주말이여서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사람은 별로 없었다.
- 구병산 등산코스-
등산로 안내는 마을 입구에서 신선대 - 853봉 - 정상 - 위성기지국 - 마을입구인데 난 반대로 올라갔다.
마을 입구에서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위성기지국이 보이고 조금 걷다가 우측으로 들어서면 나무 다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산행 시작되는 코스까지 제대로 된 이정표가 없어 나처럼 초행길이면 헷갈리기 쉬워 보였다.
나무 다리를 지나면 계곡을 끼고 오르막이 시작된다. 처음부터 된비알 길을 만나게 되는데 거친 편이다.
하지만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를 친구삼아 오르면 지루하지 않은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철계단이 나오고 밧줄을 타야하는 코스도 나온다. 작은 산인거 같았지만 막상 접하면 아기자기한 재미가 많은 산이다.
숨이 턱 막힐 때 쯤 산 능선에 도착하게 되는데 우측으로는 853봉을 향하는 길이고 좌측으로는 구병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정상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지만 상당히 거친 암릉으로 되어 있다.
우측으로 우회길이 있지만 오를 때엔 능선길로 올랐다.
정상에 오르면 북으로 속리산 능선, 남으로는 상주청원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보인다. 조망은 시원하다.
서원리 방향으로 내려가면 853봉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서원리로 가는 나무계단으로 내려가면 풍혈이 나온다.
대한민국 3대 풍혈이라고 하여 온 김에 보고 갈 생각으로 내려 갔다. 그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인지 바람이 나오는거 같진 않았다. 아쉬운건 그 어디에도 풍혈로 가는 이정표가 없다는 것.
간단하게 풍형을 보고 853봉으로 향했다. 853봉 초입이 상당히 거칠고 위험한 길이다.
853봉 초입에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내려오는 등산객 한 분이 우측으로 가도 된다고 해서 우측으로 갔다. 그런데 거의 수직 절벽을 밧줄을 타고 오르는 코스였다. 위험했지만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나처럼 초행길이 사람들은 길 찾기에 어렵다. 세심한 이정표가 아쉬웠다.
853봉을 지나 신선대로 향했다.
이 길 역시 상당히 위험하다.위험 코스에는 우회길이 있는데 신선대에서 853봉으로 향할 때는 우회길이 있다는 안내표지가 있지만 853봉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길에는 우회길이 있다는 안내표지를 볼 수가 없어 힘들게 코스를 지나면 안내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산행이라는게 사람마다 가는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도 위험한 곳이나 길 안내 표지는 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구병산 산행 코스의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대에 도착했다.
넓은 바위에 서면 확 트인 조망이 시원하다.
신선대에서 다시 마을로 하산을 했다.
하산길도 가파르고 미끄러워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주변에 속리산이라는 산이 있어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다양한 코스가 있어 등산하는데는 참 재미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세심하게 이정표와 안내표지를 마련하면 좀 더 사람들이 안전하고 재미있는 산행을 즐기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