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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중산리 코스(2015년 4월 10일)

일을 그만 두고 첫번째 일주일. 늘 습관같은 생활 패턴이 아니라 좀 심심한 일주일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긴장이 풀렸는지 한 이틀 몸살 걸리고 와중에 고모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이래 저래 보내니 금요일에 할 일이 없어 산을 찾았다. 간만에 시간이 생겼으니 지리산으로.

중산리 - 로타리대피소 -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대피소 - 중산리로 돌아오는 코스.

 

새벽에 출발하여 중산리에 들어서니 6시 조금 넘는 시간, 동이 트면서 주변이 밝아 오는데 중산리 들어서는 길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벚꽃을 보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샌드위치 먹고 6시 30분 쯤 시작.

 

 

 

 

 

 

평일에 오니 지리산도 사람이 별로 없이 한가했다. 천왕봉 쪽에 가면 사람 많겠지 생각했었는데 별로 없더라. 연무가 끼여 작년 가을에 왔을 때보다는 시야가 안 좋을거 같았지만 하늘은 맑고 좋은 날씨였다. 하지만 새벽엔 생각보다 추웠다.

통천길을 통해 산행을 시작했다.

 

 

 

 

 

 

평소에는 한 30분 정도 걸으면 몸이 풀려서 다리에 힘이 받혀 주는게 느껴지는데 이상하게 초반부터 다리에 힘이 안들어 가더라. 몸살 때문인가 최근에 높은 산을 안 쳐서 그런가 쨌든 좀 힘든 하루가 되겠구나 싶었다. 칼바위 지나서 갈림길에서 로타리대피소 쪽으로 움직였다. 망바위 지나고 나니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참을 오르니 저 멀리 법계사 법당이 보였다. 로터리대피소에 가니 서너분이 늦은 아침을 먹는 중이었다. 둘러 보며 쉴 겸 법계사로 향했다. 이 높은 곳에 절을 새우다니 참 대단하다 싶었다. 아침 햇살이 내리는 조용한 경내가 참 좋았다. 기도를 올리고 한참을 둘러 보고는 천왕봉으로 향했다.

 

 

 

 

 

 

 

확실히 컨디션이 안 좋은게 산을 잘 타지는 못해도 추월은 잘 안 당하는데 법계사에서 천왕봉까지 가면서 세번이나 추월을 당했다. 한참을 올라가니 나오는 개선문을 보니 이제 다 왔나 싶더라. 숨 고르고 오르다 천왕샘에서 물 한모금 하니 천왕봉에 도착.

평일이여서 그런지 천왕봉에는 5~6명 쯤되는 사람들만 있더라. 지난 여름 태풍 전날 그 악천후에도 정상에서 사진 찍는데 몇십분 기다렸었는데 이번에는 여유있게 사진 찍고 여유있게 주변 둘러보고 여유있게 밥먹고 했다.

노부부께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셔서 찍어 드리는데 정상석 양 옆으로 서시더니 정상석을 가운데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시더라. 너무 보기 좋았다.

 

 

 

 

밥을 먹고 장터목 쪽으로 향했다. 통천문 쪽에는 아직 눈이 얼어 있어 위험했다.

 

 

 

 

 

 

 

 

아름다운 돌길, 하지만 늘 올 때마다 안타까운 제석봉에서 숨 돌리고 장터목으로 이동. 장터목에 도착한게 11시 30분 쯤인데 밖에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바로 왼쪽 중산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터목에서 중산리까지는 계곡을 낀 내리막길. 물소리가 시원하지만 돌길이여서 다리에는 좀 무리가 가더라.

유암폭포 쯤에 올라오는 한무리의 외국인들이 있었다. 가족인듯 애들도 있던데 인사 할까 말까 하다가 쿨하게 헬로 해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그쪽에서 먼저 내려오는 나를 보고는 '안녕하세요'라고 하더라.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살짝 당황하여 안녕하세요와 헬로를 같이 해 버렸다. 아 쪽팔려...

쨌든 계속 계속 길을 걸어 중산리에 도착.

 

평일에 산에 오니 사람들도 없고 해서 편하고 즐겁게 산을 올랐다. 어수선한 머리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 졌다.

좋았다.

 

 

 

아침에 봤던 벚꽃이 낮에 보니 더 예쁘더라. 중산리에서도, 고령에서 성주 넘어가는 국도에서도 한 몇길로미터를 벚꽃들이 만발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혼자서 꽃구경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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