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문화마을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모국의 친구와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부산 감천문화마을이 나오더군요. 몇 년 사이 부산을 자주 갔었는데 그때마다 여행지 후보에 늘 있었다가 왠지 직접 가 보면 다른 곳에 있는 벽화마을하고 다른 차이가 없을거 같아서 가보지 않았었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걸 보고 가보자고 하여 이번 설 연휴 마지막 날에 가 보게 되었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 부산은 초봄 날씨더군요.
휴대폰 내비에 감천문화마을이라고 검색을 하면 마을에 있는 감정초등학교로 안내를 하는데 초등학교 운동장 지하에 공영 주차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휴여서 그런지 12시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만차여서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주차를 안내 해 주더군요. 감정초등학교 바로 건너편이 감천문화마을 입구입니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았는데요 대부분 중국이나 대만 등 아시아 사람들인 것 같더군요.
입구부터 좌우로 다양한 주전부리와 기념품 가게가 즐비합니다. 근데 사실 감천문화마을 만의 특색있는 건 그다지 없어서 저희는 그냥 패스 했습니다.
입구에서 조금 걷다보면 우측에 안내소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마을 규모가 크다 보니 주요 포인트를 잡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도를 얻으려고 했죠. 아마 사전 지식 없이 방문하신 분들은 열에 열이면 모두 그냥 무료로 지도를 얻을거라 생각할 겁니다만 감천문화마을은 마을 안내도를 2,000원에 판매합니다. 구매를 해야 한다는 말에 반사적으로 그럼 됐다 싶었다가 2,000원이면 비싼 것도 아니다 싶어 다시 구매했습니다. 지도에는 다양한 마을 관람 코스와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마을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이 안내 되어 있습니다.
날씨도 좋고 해서 천천히 마을도 구경하고 스탬프도 찍으며 다니니 2시간 조금 넘게 소요가 되는 거 같더군요.
마을이 넓다 보니 조금 여유있게 천천히 둘러 보면 곳곳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마을을 가꿔온 노력들을 엿볼 수 있어 다른 마을들과는 확실히 다르더군요.
아마 가장 유명한 포토존인 어린왕자가 있는 포토존은 줄을 서서 사진을 찍더군요. 잘은 모르겠지만 외국인 대상으로 감천문화마을 대표장소라고 소개가 되지 않았나 싶던데요, 하여튼 굳이 그렇게 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그곳은 지나치고 다녔는데 마을을 둘러보면 더 좋은 포토존과 전망대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옛 목욕탕을 개조한 감내어울터 옥상 전망대를 추천합니다. 마을 전체 조망은 그곳이 제일 예뻤습니다.
저희는 스탬프투어를 다 마쳤는데 스탬프투어 코스 중 총 3곳에서 기념 엽서를 나눠줬습니다(원래 2장을 주는 건지, 일행 수 대로 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2곳에서 총 4장의 기념 엽서를 받았습니다. 그 중 마지막 시장에 있는 곳에서는 엽서를 받지 못했습니다 ㅜㅜ).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니 마을 안내도를 돈 받고 판매하는 것에 말이 많았더군요. 저도 처음에는 마을 안내도를 돈 주고 판매하는게 조금 못마땅했는데 마을을 다 둘러보고 나니 이 큰 마을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방문을 하는데 이 곳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안내도를 판매하여 최소한의 수익을 내는 것도 나쁜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돈 받고 파는 기념엽서를 스탬프투어 코스 중 3 곳에서 무료로 주니 단순 계산으로는 오히려 더 이득일 수도 있죠. 또 스탬프를 다 찍고 나면 지도를 쉽게 버리기도 힘들 것 같구요. 왠만한 박물관도 30분 관람 코스에 입장료가 5,000원 넘는 곳이 많은데 그런 곳에 비하면 여기는 흔히 하는 말로 가성비가 갑이죠.
아이랑 아빠, 중년 부부 등 스탬프투어 하는 사람들도 다양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컨텐츠를 구성하기 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있었겠다 싶더군요.
막상 가 보면 별거 없을거 같아 잠깐 보고 다른데 가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마을 구경을 했습니다.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감천문화마을 만의 특색있는 주전부리와 기념품이 많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