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중에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초반부에 나오는 요조 자신의 묘사 부분은 참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습니다.
뭐든 상관없으니, 웃기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제가 그들의 소위 「삶」 밖에 있어도, 그걸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게 아닐까, 어쨌든 저 인간들의 눈에 거슬려서는 안 돼, 나는 무無다, 바람이다, 허공이다, 이런 생각만 쌓여서, 저는 광대짓으로 가족을 웃기고, 또, 가족보다도, 더 이해할 수 없고 무서운 머슴과 하녀들에게까지, 필사적인 광대짓 서비스를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그저 사소한 일례에 지나지 않습니다. 서로 속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누구도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고, 서로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눈치 채지 못한 듯한, 실로 산뜻한, 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일례가, 인간의 삶에 충만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서로 속고 속이는 일에는, 별로 특별한 흥미도 없습니다. 저 역시, 광대짓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사람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저는, 윤리 교과서에 나올 법한 정의니 뭐니 하는 도덕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서로서로 속이면서 맑고 밝고 명랑하게 살고 있는, 또는 살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대구 옻골마을
| 옻골마을 입구
옻골마을은 대구 동구에 위치한 마을로 조선 중기의 학자 대암 최동집이 이곳에 들어와 살면서 경주최씨의 집성촌으로 이루어진 마을입니다(대한민국 구석구석 설명).
마을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특히 돌담길이 푸근합니다. 산책하기도 좋고, 나중에 나이 들어 이런 마을에 들어와서 살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곳입니다.
데드풀 2 (Deadpool 2, 2018)
데드풀은 자신 만의 색깔이 확실한 영화입니다. 흔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 힘을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을 위해 쓰고 우리는 이들을 정의로운 영웅으로 부릅니다. 하지만 이런 정의가 데드풀에게도 적용된다고는 확답하기 힘듭니다.
데드풀은 욕도 잘하고 사람도 거침없이 죽이고 19금 농담과 행동도 잘 합니다. 모든 사람들, 특히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영웅은 사실 아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데드풀의 이런 캐릭터는 사실 거의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신선했습니다. 이는 고유의 캐릭터와 이를 어떻게 영화화로 확장 시킬건지, 관객들에게 어떤 면을 어필할 건지에 대한 제작자들의 눈부신 성과가 크게 뒷받침 한 거 같습니다. 이런 모습은 데드풀2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데드풀을 서사나 스토리 중심으로 관람하는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성인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성인용 개그 코드와 다양한 영화와 그래픽노블을 연상할 수 있는 패러디 장면과 대사, 그리고 고정관념을 깨는 장치들이 이런 슈퍼 히어로물에서도 B급 감성이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2편은 1편보다 조금 덩치가 커진 느낌입니다. 스토리도 확장되고 다양한 카메오도 출연합니다. 그렇다고 캐릭터 고유의 성격과 영화의 기본 방향을 잃지는 않습니다. 여전합니다. 영화 중반 쯤, 그리고 마지막 쿠키영상은 상당히 재밌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문화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상당히 많은 장치들(패러디, 개그 등)이 있음에도 그러한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없다면 제작진이 의도한 것을 따라 잡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100%는 아니여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봤었는데 웃지 않은 관객들도 상당히, 거의 대부분,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지난 1편보다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가 1편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리듬감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 리듬감이 빈약한 스토리의 개연성을 뒷받침 해 줬다고 생각하는데 2편은 그렇지 않으니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1편 만큼의 감흥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즐길 만한 요소는 여전합니다.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는건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쿠키영상은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