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성, 암수살인, 완벽한 타인, 국가부도의 날
관람한 영화를 그때 바로 포스팅 하지 않으니 좀 밀려 있네요. 귀찮아서 함께 올립니다.
[안시성 (THE GREAT BATTLE, 2018)]
고구려 때 있었던 안시성전투를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역사적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영화적 상상력에 의존한 장면이 많습니다. 이런 영화는 주인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전쟁 장면이 얼마나 흡입력이 있는지로 대개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은데요, 일단 주인공역을 맡은 조인성 배우는 글쎄요, 절반의 성공이라고나 할까요? 배우가 가진 하드웨어 측면에서 아직은 사극에 어울리지는 않는거 같구요, 저 시대에 저런 비주얼로 수많은 전투를 치른 성주라고 하기에는 좀 맞지는 않는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구요.
전투장면은 나름 공들인 면이 좀 보이더군요. 하지만 너무 극적인 연출을 할려는 모습에서 약간 작위적인 장면들이 보여 좀 어색한 면도 있었습니다.
[암수살인 (Dark Figure of Crime, 2018)]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여타 스릴러와는 조금 다른 전개가 나쁘지 않았구요, 무엇보다 주지훈 배우의 열연이 돋보입니다. 김윤석 배우와의 1:1에서 전혀 밀리는 감이 없습니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스릴러 영화를 논할 때 꼭 언급이 될 만한 영화라고 봅니다.
[완벽한 타인 (Intimate Strangers, 2018)]
그냥 가볍게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을 해서 봤는데 의외로 무겁고 재미있습니다. 배우들의 협연이 부드럽습니다. 다들 각자의 포지션에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 주는 영화입니다. 배우들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아낌없이 증명해 주는 영화입니다. 물론 베이스는 시나리오와 감독의 연출력이겠지만요. 올해 본 한국영화 중에서는 가장 수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부도의 날 (Default, 2018)]
IMF라는 국가의 위기 때 각각의 위치에서 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생각보다 이야기는 균형이 잘 잡히고 안정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조우진 배우가 인상적이더군요. 그 중저음으로 그렇게 날카롭게 대사를 하는 배우는 참 드문거 같습니다. 또 다른 조상무를 보는 듯 했습니다.
보고 나면 좀 씁쓸해지는 영화입니다. 특히 그 시대를 공유한 세대라면 지금까지 남아 계속되고 있는 그 여운 때문에 개운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간월재 억새군락지
영남 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m 이상의 9개 산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고 하여 붙여진 곳입니다. 특히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천황산포함), 운문산은 산림청이 정한 남한 100대 명산에 속하기도 하구요.
영남 알프스도 나름 억새로 유명하여 하늘억새길이라고 해서 재약산-천황산-능동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을 잇는 등산로도 있습니다. 재약산-천황산 코스에 있는 사자평의 억새는 일전에 가 본 적이 있구요, 지난 일요일에는 간월산과 신불산 사이에 있는 간월재 억새군락지를 다녀왔습니다.
-일전에 사자평을 갔을 때 멀리 보이는 간월재를 찍은 사진입니다. 중앙 우측 약간 흰 부분이 간월재이죠.-
영남 알프스 홈페이지에는 간월산 등산코스가 총 3코스가 있구요, 이 곳말고 배내골에서 오르는 코스도 있는데 임도를 따라 오르는 완만한 코스여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번에 배내골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뭐, 딱히 인상적인 건 없고 말 그대로 임도를 따라 한 2시간 정도 오르고 오르면 간월재에 도착하게 됩니다.
배내골에서 오를 예정이면 아침 일찍 가셔야 배내 2공영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이 협소해서 금방 만차가 되고 그나마 길 옆에 주차할 수 있면 좋은데 아니면 배내 1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등산로 초입까지는 1km 정도 걸어야 하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길이 험하지 않아 가벼운 트레킹화 정도면 괜찮구요, 이 코스가 아마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쉬운 길이라고 소문이 나서인지 제대로 된 복장이 아니고 일상복(치마에 구두 등) 차림으로 오르는 분들도 꽤 있었는데요 그래도 산길이니 오래 걸으면 발이 아픕니다. 아무리 쉽다고 해도 적어도 트레킹 할 수 있는 복장이 좋습니다. 길은 쉬워 보여도 왕복 14km가 넘습니다.
임도를 오르다 보니 걷는 중에는 그렇게 특색있는 경관을 보기 보다는 일행과 대화를 하면서 여유있게 가시길 권합니다. 혼자는 좀 지루할 수도 있어요.
제 기억으로는 지금 배내 1공영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은 공사 중이고, 배내 2공영주차장에는 화장실이 없던 걸로 기억합니다. 7km 조금 넘게 걸어야 정상에 화장실이 있으니 미리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요즘 억새철이다 보니 정상에 사람들 엄청 많습니다. 휴게소에 컵라면 등이 파는데 제 생각에는 억새 구경 반 라면 먹기 반 정도로 사람들이 오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여유가 되면 미리 보온병과 컵라면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줄서기는 기본이구요, 원하는 컵라면이 금방 동이 날 수도 있더라구요.
저는 10월 28일에 갔었는데 바람이 엄청 불었습니다. 산을 오를 때랑 간월재 도착 했을 때는 날씨가 다릅니다. 방한복 꼭 챙겨 가세요.
산 정상에 가면 인증샷은 기본이죠. 저도 당연히 남겼는데 어이 없게 새치기를 당했습니다. 별거 아니여도 당한 사람은 기분 나쁩니다. 줄이 없는거 같아도 눈치 껏 보면 사진 찍을려고 미리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제 이런 건 기본 아닌가요?
사실 간월재 억새군락지는 화왕산이나 황매산에 비하면 규모가 큰 편은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정상에 휴게소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게 아닐까 싶구요.
그래도 영남 알프스의 산세를 느끼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가 보시기 바랍니다.
경주 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
경주에 있는 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은 산림환경조사와 산림의 효율적인 경영과 보호 등의 일을 하고 있는 산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야생화원, 무궁화동산, 산림전시실, 습지생태원 등 산림문화를 즐길 수 있는 휴식터가 있고, 특히 외나무다리가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고 해서 저도 주말에 갔었는데...외나무다리가 있는 구간은 2018년 10월 10일부터 2020년 하반기까지 정원공사로 인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 홈페이지).
많이 아쉽더군요. 그래도 경주에 갈 기회가 있다면 조용히 산책하기 좋습니다. 저는 꽃향기가 너무 좋았는데요. 외나무다리가 아니여도 군데군데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많습니다. 굳이 시간 내서 가기는 좀 그래도 경주 간 김에 가본다면 뭐 나쁘진 않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