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What a Man Wants, 2017)
바람 바람 바람을 보고 나니까, 꼭 매회 안타를 쳐서 주자를 진루 시키는데 득점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 지게되어 뒷맛이 조금 씁쓸한 야구게임을 보는거 같았습니다. 뭔가 간질간질 간지럽히는 게 있는 것 같다가도 그냥 맥이 빠지고, 이런게 반복되다가 영화는 그냥 끝나더군요.
왓치맨(Watchmen)
그래픽노블, 흔히 미국 단행본 만화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을, 아니면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한 왓치맨을 봤다. 영화는 개봉 했을 때 보고 최근에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것을 보기도 했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만화 스토리 작가라고 하는 앨런 무어의 스토리에 데이브 기븐스가 그림을 담당했다.
1970~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자경단으로 활약하는 슈퍼 히어로들의 이야기인데 단순하게 이런 주제라고 말하기 힘들만큼 다양한 인물들과 다양한 주제가 뒤섞여 있다.
사실, 실수를 했다. 그래픽노블은 이게 처음으로 읽게 된 것인데 흔히 생각했던 만화책과는 달랐다. 단행본 만화지만 사실 그림보다는 글에 집중해서 읽어야 했으니까. 그만큼 내용도 복잡하고 무겁고 텍스트의 양도 많다. 어느 하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닌거 같다. 그래서 쉬운 마음에 시작을 해서 다 읽기는 했지만 제대로 작품을 읽은 느낌이 아니다. 물론 영화와는 크게 다르지 않아, 오히려 영화를 먼저 보고나서 접하니 조금은 수월했는데 만약 영화보다 먼저 접하게 되면 그만큼 더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슈퍼 히어로들이 있다. 그런데 늘 생각했던 슈퍼 히어로와는 조금 다르다. 어둡고, 칙칙하다. 슈퍼 히어로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게 아닌가 싶은데 여기에 나오는 슈퍼 히어로들은 그렇지 않다. 강하지도 않고, 우유부단하기도 한다. 막연한 환상 속에 있는 존재들도 현실 세계에 들어오게 되면 그렇지 않게 되나보다. 일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더 큰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어 보인다. 이들을 중심으로 음모가 시작된다.
이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슈퍼 히어로란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엄청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 아, 하지만 그 엄청난 일에 대한 시각과 정의에 따라서 슈퍼 히어로와 슈퍼 빌런으로 나누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한 번 볼 만한 작품은 아니다. 몇 번이고 되뇌어 봐야할 그런 작품.
대구 월곡역사공원
대구 월곡역사공원 겹벚꽃. 늘 그렇듯 인터넷에서 보는 거와 실제 보는 것은 감흥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예쁘긴 예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