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키아 (Basquiat, 1996) 중에서
나는 달을 질투한다. 당신이 쳐다보니까.
나는 해를 질투한다.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니까.
만지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마주 보지 않아도 이야기할 수 있어.
같이 있지 않아도 당신을 사랑해.
엘리펀트 (Elephant, 2003)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시에 위치한 콜럼바인(Colombine)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에 관한 영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로 제 56회 깐느영화제 감독상과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다. 영화는 일정한 스토리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보다는 하나의 사건에 휩쓸리게 되는 불특정인들이 그 사건에 연관되는 일련의 과정을 아무런 장치없이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준다.
영화 어느 곳에도 특정한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쩌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여러 학생들의 움직임을 따라서 카메라도 움직일 뿐이다. 그들의 행동조차 그다지 특별한 의미가 없는 듯하다. 단지 이들의 움직임이 시간이 지나 그 특정한 사건에 포함되어 버린다는 것 뿐. 그렇게 단지 일상적인 모습, 평화로우면서도 특별한 것 하나 없는 사람들이 그 사건에 휩쓸리는 것이 어쩌면 더 참혹할지도 모른다. 영화처럼 드라마틱한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러한 사건에 언제든지 휩쓸릴 수 있는 것을 보여줄려고 한 것이 아닐까..
물론 끄집어 낸다면 문제점은 얼마든지 있다. 어느 학교에나 있는 왕따 문제, 그리고 의외로 쉽게 총기류를 구할 수 있는 미국사회의 문제 등.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숨쉬는 것처럼 일상적으로 어느 곳에서 어떤 형태로든,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의외로 쉽게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 다시금 씁쓸하게 한다.
굿 나잇, 앤 굿 럭 (Good Night, And Good Luck., 2005) 중에서
"브루터스, 문제는 우리 운명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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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두려움에 떨며 살 순 없습니다. 역사와 종교를 고찰해보면 두려움 때문에 혼란의 시대로 빠져든 적은 없습니다. 우리는 겁쟁이의 후손이 아니며 표현하고, 기록학, 동참하길 겁내는 자의 후손도 아니며 억지 주장을 관철하려는 자의 후손도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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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전통을 거부할 순 있어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세상 어디에서든 진정한 자유의 투사라고 자처합니다. 허나 집안의 자유를 팽개치고 바깥의 자유를 수호할 순 없겠죠.
언론의 중요한 역할은 바로 안내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올바른 가치 판단에 이르도록 도와주는 안내자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언론이 자신만의 사명감을 가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