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기/'91~'00

헤드윅 (Hedwig And The Angry Inch,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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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 영화 포스터 처음 봤을 때 생각난다. 주인공의 얼굴이 크게 잡힌 포스터였는데 난 무슨 공포영화인줄 알았다~^^;;

영화를 보고난 지금도 좀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 주인공 얼굴을 계속 들여다 보면 너무 슬프다...

 

동독에서 태어난 헤드윅은 TV에서 나오는 이기팝과 데이빗 보위등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들의 음악에 푹 빠진 청소년시절을 보내고 흑인 미군에게 청혼을 받게 되는데 그 조건이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술이 잘못되어서 여자의 그것이 아니라 1인치 짜리를 가지게 된다.

하여튼 그 흑인 미군과 미국에 왔지만 그에게서 버림받고 미군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들과 밴드를 조직하여 생활하던 중, 미군 장교의 아들을 알게 되는데 락에 미친 그 아들을 사랑하며 함께 음악도 만들지만 그 아이는 배신을 하고 그가 만든 음악으로 유명한 락스타가 된다.

헤드윅은 앤글리1인치라는 그룹과 함께 그 아이가 공연하는 곳을 따라다니며 작은 술집같은 곳에서 연주를 하며 생활한다.

뮤지컬영화라서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음악으로써 주인공의 심리와 감정들을 전달하는데 그의 음악에는 사랑받지 못한 아픔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슬픔, 고민, 그리고 버림받아야만 했던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등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악은 주로 그의 지나간 과거의 회상과 함께 사용된다.

자유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동경으로 남자에서 여자로 태어나려 하지만 수술은 실패하고 그 때부터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게 된다.

그도 사람이여서 사랑을 원했다. 그의 말처럼 사랑은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항상 버림받게 된다.

그의 아픔, 슬픔은 남자들에게 버림받아서도 아니고 잘못된 수술로 1인치가 된 그것때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했다는게 가장 슬픈 일 아닐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여서 항상 버림받고 상처받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이야 말로 그런 것이다... 내가 누구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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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버리고 도망갔던 그 아이의 모습에서 그렇게 좋아하던 락으로 성공한 그 아이의 모습에서

자신이 그렇게 바라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우연히 생각이 나서 보았는데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멋진 영화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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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01~'10

빅 피쉬 (Big Fish,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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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대고 장황하고 어이가 없고...하지만 예전엔 누구나 믿었던 이야기...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들이 어린 자식, 손자들을 품에 안고 늘쌍 하시던 이야기들...

'내가 말이야~...'


여자들이랑 달리 남자들은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 자신이 겪고 느꼈던 세상에서 그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하지만


그러다가 문득 한 순간 그 아이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그 아이가 보호받기 보다는 싸워서 이기길 바라는 거 같다. 그 순간부터 허풍은 사라지고 현실만 바라보게 된다.

 

사실 아직 어리지만, 세상에서 싸워서 이기지 않고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란 참 힘든거 같다.

여자도, 부와 명예도...


그러한 현실을 알게 되면 그 때 아버지가 하시던 말씀과, 또 지금의 아버지 모습이 내가 원하는 현실 속에서의 모습이 아니고 한 때 화려했던 과거 속에서만 살아 숨쉬는 것 같아서 답답하지만...

어쩔 수 있나? 나도 그 아들인걸...


남자로 태어나서 싸워야 할 때가 있고
운명이 놓은 장난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배는 이미 떠났고
바보들만이 현실을 외면한 채 계속 돌진하지.
근데 실은...난 언제나 그런 바보였던 거다.

 

우리 아버지가 보면 딱 싫어할 그런 영화다. 아무 내용도 없고 기승전결의 형식도 아니고... 싫어할 사람이 쫌 많을 요소를 가진 영화이지만

난 이런 영화 좋아한다.

사실 뭐 액션영화라든지 그런 영화들 진짜 요즘에는 봐도 맹숭매숭하다.

자고로 영화는 눈이 아니고 귀도 아니고 마음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하니까.(머리로 보는 영화도 좋아라 함~^^;;)

영화를 보면서 배우가 아니라 감독을 좋아한, 그 첫 감독이 팀 버튼이다. 어이가 없는 영화들 많이 만들지만, 재밌잖아?

혹 이 영화 볼려고 한다면 마지막 앤딩까지 다 보도록!! 왜냐구??pearl jam의 'Man of the Hour'가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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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91~'00

길버트 그레이프 (What's Eating Gilbert Grape,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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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 같은 영화... 심하게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고 거센 파도가 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들로 붐비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잔잔하게 물결만 일지만 깊이를 알 수 없고 언제나 따뜻하고 늘 새로운 모습으로

그렇게 잔잔한 호수 같은 영화...

길버트는 아버지의 자살로 충격을 받아 엄청나게 살이 찐 어머니와 집나간 형, 누나, 여동생 그리고 어니와 함께 살아가는 청년...

때로는 삶에서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있다.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길버트

하지만 살아가는 것은 나를 위한 것, 스스로를 위한 것이여서 가끔은 그냥 그렇게 모든걸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아니면 정말 안 되는 걸까?

가족이란 울타리는 내게 항상 듬직한 것이 확실하지만 그렇다구 그렇게 좋은 것만도 아니지만

서로 상처주고 실망하고 달아나고 싶고...

그래도 여기 아니면 내가 있을 수 없는걸...


그게 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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