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기/'01~'10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 (Warm Water Under A Red Bridge,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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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사에코!!신호가 왔다!!!
어쩔지 몰라 그냥 그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바다로 무작정 신호를 보낸다. 거울로..

애타게 거울을 비추는 그녀의 표정에는 참을 수 없는 무엇(?)과 초조함이 흐르고 또 그녀 발 밑에는 어김없이 물이 흐른다.


요스케. 거울을 봤다. 뭍으로 오더니 그리고는 무작정 사에코의 집으로 달린다. 멍청한 아프리카 마라톤 유학생도 따라잡으면서 그리고는...

 

처음과는 달리 이제는 사에코가 어떤지 알고있는 요스케는 무작정 그녀를 안으면서도 이불을 부엌으로 가져간다. 이 장면에서 우스워 죽는 줄 알았다. 그 애타는 순간에도 그는 그녀를 배려하기 위해. 물이 부엌에 있는 배수구로 잘 흘러가도록 하기 위해.

무슨 물?

사에코는 성욕이 차면 그러니까 달아오르면 몸에 물이 차게 된다. 그러다가 절정의 순간 고래가 물을 뿜듯이 물을 뿜는다.

처음 보았을 때도 그녀는 다짜고짜 그에게 매달려서 그 순간 물을 뿜게 되는데 부끄럽다면서 또 좋다고 한다.

이런 황당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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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그런거 같다.

본능에 충실해!!


지금 이순간 자신이 원하는 쾌락, 욕망, 원하는 감정에 순간순간 충실하는 것이 참된 삶이라는거...

요즘 같은 세상에 요스케처럼 뭘 하고 싶어도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한둘이어야 말이지.

그래도 이 아저씨 먹고 싶을 때 먹고, 보고 싶을 때 보고 또 하고 싶을 때 하란다.

하긴...지나고 나서 후회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우스운 일이니까...

 

그래도 둘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물이 분수처럼 뿜어나오고 냇가로 흘러간 그 물 때문에 물고기가 모이고 바다장어가 민물로 오고 마지막에 방파제에서 할 때 뿜어나오는 물로 무지개가 생기는건...

정말 어이가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꽤 재미있었다.

진짜 이 아저씨가 방금 본 '복수는 나의 것'도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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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91~'00

인랑 (人狼, Jin-Roh / The Wolf Brigade,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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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시간인가 아님 세계사 시간인가, 하여튼 역사에 관한 학습의 첫 시간 우리는 신채호선생의 말을 배운다.


역사는 我와 彼我간의 투쟁의 기록이다


그렇다면 투쟁의 기록이란 무엇인가.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인가.

헤겔의 변증법에 의한 合의 경지가 바로 투쟁의 기록, 너와 나의 산유물이란 말인가.

투쟁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 중에는 곧 희생이라는 것도 담겨져 있는듯 하다. 合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너, 혹은 나의 희생이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즉 너와 나 사이에는 그 어떠한 균형점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 존재하지 않는 균형점, 이상향을 찾기위한 몸부림이 바로 역사다.

그 속에서 희생되어지는 인간들...혹은 늑대들...

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은 참으로 눈물겹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동물의 그것보다 더 나약하기 때문에 완벽한 관계를 이루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항상 마음 속에는 동물의 그것에 대한 동경을 품고 사는지도...

 

우리는 단지 더 나아가기 위해 더 멋진 유토피아를 건설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사랑도, 가족도, 나라는 존재도...

누구를 위한 역사의 나아감이며 누구를 위한 유토피아인가.

현재의 내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미래의 나에게도 행복은 없다.

이것이 인간과 동물의 것이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이다.

이노센스를 보기 전에 이 영화를 먼저 보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어찌되었든

섬뜻한 완벽함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오시이 마모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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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01~'10

몬스터 (Monster,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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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ze Theron : 남아프리카 공화국 태생으로 모델출신의 배우, 'Devil's Advocate'에서 키아누리브스의 상대역을 했으며, 'Monster'로 제10회(2004) 미국 배우 조합상 여우주연상, 제61회(2004) 골든 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드라마), 제38회(2003) 전미 비평가 협회상 여우주연상 ,제16회(2003)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여우주연상등을 수상하였다...

 

정말 지독한 영화다. 간만에...아니 적어도 지금 생각나는 영화 중에서 가장 지독한 영화인듯하다.

절망과 희망은 항상 같이 온다. 지금 내가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훗날 나에게 큰 행복을 주기 위한 신의 뜻이다. 그리고...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행복과 희망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거짓말...이 영화를 보면 저런 '좋은 생각'등의 잡지에서 나올듯한 말들은 다 거짓말이다. 아닌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지금 자신의 모습이 비참하고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이고 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일 뿐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고, 그렇다면 그냥 지금 상태 그대로 계속 될 뿐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계속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들은 계속 불행하고...아무리 발버둥쳐도 다시는 날 수 없는 루시퍼처럼...


삶의 마지막이라고 믿었던 순간 찾아온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던...하지만 그 사랑도 결국 자신을 버리던...그 순간에도 그녀는 사랑을 지켰다...자신을 버리던 그 사랑의 무미건조한 눈과 마주치면서...


가장 끔찍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마주치는 것일 것이다.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하는 절박함...그래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이 영화가 지독한 이유인거 같다.

어릴 적에 보았던 아담스 페밀리에서 엽기적인 아이로 나왔던 크리스티나 리치만 낯이 익을 뿐, 그 어떤 정보도 없이 보고, 주인공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찾아 보았는데 데블스 애드버킷의 그 배우라는 것을 알고 다시금 그녀의 배우로써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노라하는 남자배우들도 하기 힘들 멋진 연기였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무언가를 느끼지는 말자. 지금 당장 끝날 인생이 아닌 이상은 그러지 않는 것이 좋을듯 하다.


자신의 인생이 절대 불변할 것이라는 성급한 결론도 내리지 말고, 바보같이 사랑에, 그것도 혼자서 목숨 걸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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