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19 - 태백산
올 초부터 계속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산에 자주 가질 못했다. 가 봤자 근처에 있는 금오산이나 뒷산 정도.
사실 휴가 때도 2곳은 갈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태백산만 가게 되었다. 원래 계획으로는 남덕유산을 갈까 했는데 이전부터 가보고 싶었고 지금 아니면 또 내년 쯤에야 갈 마음이 들거 같아 태백산으로 향했더랬다.
집에서 새벽 3시 30분 쯤에 짐을 챙기고 출발했다. 그렇게 덥던 날씨가 어느새 선선해지고 벌써 가을냄새가 나는 듯 했다.
당골광장에 도착하니 7시 쯤 되었다. 주차장에 몇대의 차들이 있었는데 평일임에도 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구나 생각들면서도 나도 왔는데 다른 사람도 오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기 전에 블로그에 검색을 할 때는 주차비와 입장료를 받는다고 하던데 평일이여서인지 다 안 받더라.
배낭을 챙기고 본격적으로 산으로 향했다.
태백산은 총 5개의 등산코스가 있는데 나는 당골광장에서 문수봉 - 부쇠봉을 거쳐 천제단 - 장군봉 - 망경사 - 당골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다.
태백산은 어느정도 소백산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거친 남성적인 산이라기 보다는 포근한 여자같은 산이다. 당골광장에서 문수봉까지 그렇게 급하지도 않고 완만하게 치고 올라간다. 오랜만에 오르는 산길이라 그런지 참 재미있었다.
그렇게 산길을 오르고 오르다 보니 어느새 문수봉에 도착했다.
나무 사이로 발을 옮기다 도착하니 거대한 돌 무더기 사이로 돌로 쌓은 탑이 보였다. 저 너머로는 내가 가야할 태백산 능선과 천제단, 그리고 천제단 밑에 위치한 망경사가 한눈에 보였다. 사람들의 염원이 얼마나 렇게 크고 간절한지 1500m가 넘는 이 산 꼭대기에 돌탑을 쌓을 정성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바람도 시원하고 주변의 조망도 좋아 문수봉에서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이제 저 멀리 보이는 천제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문수봉에서 부터는 능선길을 따라 가는 것이여서 쉽게 산행을 이어갔다.
길을 가다 보니 나뭇가지에 걸린 노란 산악회 리본이 보였는데 어느 산악회인가 보니 부산의 한 고등학교 산악회 리본이었다. 리본에는 백두대간 종주라고 적혀 있었는데 엄청 부러웠다. 난 언제 백두대간을 종주하나...
주목도 보고, 능선길을 한 30여분을 걷다 보니 돌제단이 보인다. 드디어 천제단에 다 왔나 보다.
천제단 하단이 보인다. 규모는 작은 편이다. 잠깐 둘러보고는 천제단으로 향했다.
천제단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태백산 정상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정상석 왼쪽에 있는 천제단이 보였다. 안개로 더욱 신령스런 분위기가 느껴졌고 천제단 안에서는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천제단에서 오른쪽으로 조그만 더 가면 장군단이 나온다. 규모는 하단과 비슷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험하지 않아 점심도 내려오는 길에 먹었다. 사실 정상에서 밥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왠지모를 분위기에 그냥 내려왔다. 문수봉을 거쳐 오르는 길이 생각보다 험하지 않다고 느꼈는데 망경사에서 내려가는 길은 거의 임도 수준이었다. 그래서인지 하산길도 수월했다.
여러가지 의미가 많은 산이지만 내게는 처음으로 간 강원도 산이라는 의미가 크다. 대부분 사는 곳 근처의 산을 찾다 보니 경북 내륙이나 충북, 경남 쪽 산을 갔었는데 강원도의 산을 가니 느낌이 새로웠다.
포근한 산세가 겨울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랜만의 100대 명산, 즐겁게 산행했다.
금오산 운해
휴가도 9월이니 그때가 되서야 100대 명산 갈 수 있겠네.
아쉽지만 그래도 근처에 금오산이 있으니 다행이다.
지난 주에 금오산에 갔었는데 운해가 장관이었다. 금오산을 몇년을 다녔는데도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산은 늘 새롭다.
간만에 금오산
6시쯤에 도착했는데도 입구쪽 주차장이 만차였다. 작년 가을에 정상 새로 정비하고서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거 같다.
어쨌거나 간만에 여름산 열기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