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소백산
2013년 가을 처음 찾았던 소백산의 그 능선에 빠져 4계절 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드디어 소백산 4계절을 다 봤구나.
2015년 4월 봄
2014년 7월 여름
2013년 10월 가을
2015년 1월 겨울
봄 소백산
5월 4일 연휴를 맞이하여 봄 소백산을 찾았다. 5월 말 철쭉이 필 때 가면 좋은데 그때는 평일 연휴가 없어 평일 연휴인 4일에 가기로 했다.
이번에 오른 코스는 죽령 - 제2연화봉 - 연화봉 - 제1연화봉 - 비로봉을 거쳐 다시 죽령으로 돌아오는 코스. 총 22km 정도 되는데 죽령에서 제2연화봉까지는 임도여서 올라갈 때는 그렇게 부담되지 않았다. 그리고 저날 컨디션이 좋은 편이여서 그렇게 힘들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죽령 휴게소에 6시 30분 쯤 도착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주차장에 차가 몇대 없었다. 그래도 휴일이여서 사람들 좀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안개가 너무 짙게 끼여서 좀 신경 쓰였지만 준비를 마치고 오르기 시작했다.
근데 새벽 산행은 조심을 해야 하는걸 다시 느꼈는데, 한 10분 쯤 되었을까 오르는데 앞에서 무슨 소리가 나길래 사람이구나 해서 고개를 드니 맷돼지 한마리가 임도 밖으로 뛰어 나가는 거다. 순간 한동안 자리에 얼어서 한참 고민을 했다. 이거 그냥 돌아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음악 소리를 크게 틀고 조심조심 앞으로 향했다. 새벽 산행 그것도 안개가 자욱하게 끼였을 때에는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1시간 30분 정도 오르니 안개 속에서 커다란 정상석이 보였다. 제2연화봉에 도착을 했다.
제2연화봉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연화봉으로 향했다. 자욱한 안개가 천문대에 도착하니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죽령에서 연화봉 오르는건 처음이었는데 돌계단이 지리산 제석봉을 생각나게 했다. 아름다웠다.
연화봉에 도착하니 안개가 어느정도 걷혔다. 하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로봉으로 향하는 주능선에는 아직도 짙게 안개가 있어 계속 가야하나 고민을 했다. 와중에 희방사 쪽에서 몇몇 사람들이 올라 오더라. 그분들도 비로봉 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이왕 온거 당연히 비로봉은 가야하지 않겠나 싶어 비로봉으로 향했다.
다행히 제1연화봉에 오니 주능선에도 안개가 걷혀 조금은 편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말이다. 소백산 오면 늘 사진 찍는 포인트에서 사진도 찍고, 부지런히 비로봉으로 향했다.
소백산은 아래부터 점점 초록으로 물 들고 있었다. 철쭉도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어 5월말에는 장관을 이룰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비로봉에 다다르니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작은 몸집이 아닌데도 바람에 몸이 휘청거려 사진 찍기도 힘들 정도였다. 간단하게 사진 찍고는 아래 초소에서 밥을 먹고 죽령으로 향했다.
내려 가는 길에는 사람들을 꽤 만날 수 있었다. 12시쯤 제2연화봉에 다시 돌아왔었는데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컨디션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국망봉까지 갔어도 충분할거 같았다.
산행 시작부터 맷돼지 때문에 식겁하고 바람도 많이 불고 해서 좀 힘들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가볍게 산행을 마무리 했다.
4월은 개인적으로 많이 어수선했다. 고민끝에 그동안 정들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적지 않은 나이에 괜한 짓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바로 이직이 되어 다시금 마음 잡을 겸 찾은 소백산.
늘 올 때마다 그 푸근한 능선이 있어 참 좋다. 시간이 되면 5월 말에 철쭉 한창일 때 또 오고 싶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
하이드라의 잔당을 습격하는 첫 장면부터 끝날 때까지 스케일도 크고 액션도 화려하다.
인물들의 관계도 딱 이해할 정도로 간단하게 정리하고 연결되어 있어 크게 무리없게 따라갈 수도 있다.
중반부에 조금 늘어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효과적으로 시간 배분도 되어 있는거 같다.
근데 늘 이런 식의 영화를 보면 강약, 혹은 밀당(?) 같은 조절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화려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그게 더 역효과가 나는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나하나 보면 정말 좋은거 같은데 한꺼번에 보니까 감흥이 별로 없다.
간단하게 말하면 깊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화려한 볼거리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연결하고 있는거에 만족하면 좋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