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기/'01~'10

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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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그 당시 '트윈 픽스' 시리즈가 밤 늦게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했거나 방영했던 그 때보다 2~3년 정도 늦게 했더라면 난 그 시리즈를 다 봤을 것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너무 늦은 시간에 해서 1화를 보다가 자고는 그 후에는 보질 않았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하여튼, '트윈 픽스'나 린치아저씨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말할 기회가 많을 것이니 이 영화 Mulholland Drive...

뒤틀린 사랑과 욕망의 끝을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절대 100% 이해를 용납하지 않는 아주 매혹적인 영화다. 데자뷰현상과도 비슷하다고 할까? 언젠가 경험한 듯한, 그래서 아리송한 것이나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가 힘든 것이나...

뒤틀린 사랑(여기서 내가 말하는 뒤틀린 사랑이란 동성애 자체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배신과 집착을 말하는 것이다)이 결국 파멸로 이르는 과정에서 전혀 연관이 없는 듯한 에피소드들의 기막힌 전개와...(기막힐 정도는 아닌가??) 뒤통수를 팍 치는 반전이라면 반전과 뒤통수를 심하게 쳐서 어지간한 영화라면 '아 하~'라고 수긍해야할 대목에서 '에? 이건 또..?'라는 머리아픔을 주는 감독의 위트(?)가 넘치는 영화이다.

대충 파악한 줄거리는 서로 사랑하는 두 무명의 여배우 중에서 한 명이 성공을 하고 사랑에 대한 배신을 하자 나머지 여자는 끝내 그 여자를 죽이기로 한다. 그러나 그 여자는 극적으로 살아남지만 기억을 잃고, 시골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올라온 여자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 여자와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이렇게 보면 그리 복잡한 줄거리는 아니지만 이 기본적인 뼈대를 이리저리 뒤집고 붙이고 거기에 꿈 속을 거니는 듯한(? 듯한은 아니지~ㅋ) 환상적이고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들(당연히 이해가 되면 안되지~ㅋ)의 연속, 그리고 수 많은 영화적 장치들....등으로 보는 이의 머리에 스팀이 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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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을 말해주는 장면이 아닐까? 자신을 버린 여자를 생각하며 울면서 자위를 하는...그러면서 결국 자신의 맘 속에 그러한 결심을 하게 되겠지?

아~이 역시 조금(?)은 난해한 영화이다. 감독의 명성에 걸맞는...그래서 이 아저씨 영화 좀 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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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81~'90

희생 (Offret / The Sacrifice,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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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여!
이 암울한 시대에서 구하소서
내 애들과 친구들을 보호하소서
나의 아내와 빅터와 당신을 사랑하며 믿는 이들을 구하소서
당신을 보지 못하여 믿지 못하는 자들
아직 불행해 본 적이 없어 당신을 영접하지 못한 자들
미래의 생명력과 희망을 잃은 자들
당신 뜻에 굴복할 기회를 잃은 사람들
불안으로 떨고 있는 사람들
종말이 다가옴을 느끼는 자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걱정하는 자들
주님이 아니고는 보호받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소서

...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도 포기하겠습니다
집도, 사랑하는 아들도 버리겠습니다
평생을 벙어리로 살겠습니다
제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하겠습니다
어제 혹은 오늘 아침과 똑같이 모든 것을 되돌려 주소서
그리고 저의 이 끔찍한 두려움을 없애 주십시오
네, 모든 것을!
오, 주여! 저를 도와주소서!
약속한 모든 것을 지키겠습니다

 

그의 절규섞인 저 기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 그의 희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란 말인가?

요즘, 우연찮게 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결국, 인간은 마지막 절망의 순간에 어쩔 수 없이 신이라는 존재에게 의지하고 기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꼭 신의 전지전능함을 확인하고 그에게 무릎을 굽혀 손에 입맞춤을 해야하는 것일까? 그의 아들 딸임을 증명하는 것이 이 고난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길인 것일까?

알 수가 없다...영화 속 저 대사처럼 내가 아직 불행해 본 적이 없어 신을 영접하지 못한 것일까?


주인공 아저씨는 마지막 절망이 다가오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려 한다. 그에게 그 모든 것들은 하나의 희망이며 그것들은 자신을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그러한 결심을 했겠지?

엄청난 여백으로 무서울 정도로 중압감을 주는 이 영화는 솔직히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다. 절망을 마주하여 쉽게 무너지는 인간의 나약함과 그 나약함을 극복하기 위한 희생...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여백이 그만큼 많다고 느꼈다. 호흡도 무척 길다. 자칫 비어있는 듯한 이러한 모습들은 오히려 그 비어있는 공간으로 나를 무겁게 누르는 무언가가 있어서 엄청나게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봐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게다가 초반부터 나오는 대사 하나하나가 주는 중압감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는 강박감을 주어 그 멋지고 유명한 장면과 함께 감상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역이였다.

아련하게 알 것도 같지만 그래도 어려운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감독은 그렇다쳐도 영화를 이해한 듯한 자세로 그 수 많은 평을 써낸 인간들은 도대체...

솔직히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그리 많이 들진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 기회 모두를 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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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01~'10

돌스 (ドル-ズ: Dolls, 2002)

숨을 쉰다는 것은 분명 공기를 소유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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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상당히 공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모든 여자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이 말이다.

어쩔 수 없이...아니, 이런 말은 필요없겠지. 하여튼 자기를 떠난 남자를 잊지 못하고 결국에는 자살할려다가 미쳐버린 여자.

성공을 위해 자신을 떠난 남자가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몇 십 년을 늘 그렇듯이 토요일마다 도시락을 싸서 공원에서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사고로 잃어버린 모습을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던 이 아이돌 스타...

모든 여자가 공기 같다. ....남자에게 말이다.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고 손에 쥐고 싶어도 쥘 수 없고... 그것을 깨닿지 못한다면...

일본 인형이 난 무섭다. 그 무표정이란... 슬픈 장면에선 슬퍼보이고 기쁜 장면에선 기뻐보이고 화난 장면에선 화나보이고...

모든 감정을 다 담은 듯한 그 무표정이 무섭다. 그런 사랑도 무섭다. 모든 것을 다 빨아들일 듯한...그런 사랑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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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으로 영원히 꽁꽁 묶여서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면...

더 늦기 전에 사랑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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