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기/'01~'10

씬 시티 (Sin Cit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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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밀러의 동명 만화 원작을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

고담시티와 필적할만한 배신시티(Basin City)를 배경으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추악하고 난잡한 인간들의 이야기.

원작의 10가지 에피소드 중, <힘든 이별(The Hard Goodbye)>, <노란 녀석(That Yellow Bastard)>, <엄청난 살인(The Big Fat Kill)>에서 소개된 세가지 사건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조쉬 하트넷과 말리 쉘톤이 출연하는 영화의 오프닝 씬은 신 시티 단편 모음집 <베이브는 붉은색을 입었다(Babe Wore Red)>중 단편 <고객은 항상 옳다(The Customer Is Always Right)>를 옮긴 것이다. ;  네이버

감독은 만화의 가장 큰 미덕인 흑백의 강렬한 평면화면을 디지털 작업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나아가 중간중간 삽입된 강렬한 색채와 특수효과 등은 만화적 상상력을 그 틀 안에서 잘 보여준다.

게다가 외우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스타급 출연진들은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명함.

개인적으로는 힘든 이별 에피소드에 나온 엄청난 파이터인 마브와 식인 킬러 케빈이 가장 맘에 드는 캐릭터이다. 특히 케빈의 그 번쩍이는 안경알이란~

아무래도 만화의 에피소드들을 영화화 했기 때문에 스토리 전개보다는 인물 하나하나가 가지는 개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나타냈는가를 중심으로 보면 재밌다. 이 역시 개인적으로는 힘든 이별 캐릭터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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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01~'10

본 슈프리머시 (The Bourne Supremacy,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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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뭐 하나 빠진 것 없는 완벽한 첩보원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는 2002년 개봉작인 본 '아이덴티티'의 속편.

남성우월주의와 마초맨적인 이미지의 조합판인 제임스 본드의 매끈함과 말쑥함은 찾아 볼 순 없지만 왠지 인간적이여서 더 친근한 제이슨 본(Matt Damon)이 여전히 주연을 맡았다. 단순한 선-악 구도를 벗어나 한 인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게다가 멋찐 액션도 더불어 포함.

전편에서 모든 상황이 끝나고 조용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본은 여전히 알듯 모를듯한 꿈을 꾸며 늘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진채, 연인인 마리와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정체모를 자에게 마리가 살해당하고 본은 자신의 꿈의 조각을 찾아 길을 떠난다. 그러던 중, 자신의 꿈, 그리고 마리를 살해했던 의문의 인물 등과의 연관관계를 하나 씩 풀어가게 되고 그것이 자신의 첫 임무인 러시아 하원의원 네스키의 암살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전편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영화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완벽하리라 막연히 느꼈던 첩보원이라는 자들 역시 하나의 인간이며, 인간으로써 가지는 정체성의 의문과 고민등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 더불어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전개와 온갖 컴퓨터 그래픽이 난무하는 지금의 영화판에서 보기 드문 리얼액션 때문이 아닐까?

전편과 더불어 자동차 추격신은 정말 박진감이 넘친다. 거기다 신체적인 능력은 첩보원으로써 완벽하지만서도 자신이 누군지 몰라서 갈등하는 본의 역할을 한 맷 데이먼 역시 조금은 답답해 보이지만 그러한 행동들을 보는 관객에게 공감대를 형성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물론 전편보다는 크게 나아진 면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여전히 조금은 약한 라스트와 더불어 모호한 정체성 찾기 등은 액션 그 이상을 기대하긴 좀 힘든거 같다.

그래도 난 2:8 가름마의 제임스 보~온드 옹 보다는 본~이 더 좋다는~.

3편도 만들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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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81~'90

영국식 정원 살인 사건 (The Draughtsman's Contract,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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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그리너웨이 (peter Greenaway)감독의 1982년도 작품으로 영국의 왕정복고 시대 직후 한 귀족의 저택에서 발생하는 살인과 그에 관계된 사람들 간의 미스테리한 사건, 그리고 그 이면에 깔린 당대 귀족사회의 부정과 알력다툼 등이 중심인 영화이다.


이 영화에선 왠지 모르게 과장되고 거북한 이들의 옷차림처럼 오만하고 가식적인 당시 영국 귀족의 일상 생활에 대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앙드레타입의 화려한 의상, 거북할 정도로 높고 부푼 남성들의 가발, 그리고 오만함이 베어나오는 영국식 발음. 순종적인 듯 하면서도 온갖 부정을 일삼는 여인들, 허풍선같은 체면으로 가득찬 남성들의 모습. 그리고 은근한 성적 대화 등.


영화는 귀족부인인 허버트 부인이 남편을 위해 남편의 넓은 영지를 그림으로 그려줄 네빌이라는 젊은 화가를 고용하면서 시작된다. 허버트 부인은 네빌에게 남편의 영지를 12장의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주문하고 네빌은 독단적이면서도 오만한 행동으로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부인과의 계약에 의해 상당한 보수와 더불어 자신이 원할 때마다 부인과 성관계를 가지면서도 그림을 그려나가는 네빌은 날마다 자신이 그리는 풍경에 없던 물건들이 여기저기 있게 되는 것을 발견하면서도 그때 그때 그것들을 포함시키며 그림을 그려간다. 그러던 어느날, 허버트 백작의 시신이 영지 내 도랑에서 발견된다. 허버트의 딸인 탈만 부인은 네빌에게 접근하여 네빌 역시 살인자 중에 한명으로 의심받고 있다며 그를 보호해준다는 핑계로 그와 성관계를 요구하고 네빌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림을 모두 완성한 네빌은 떠나지만, 곧 돌아와서는 원래 그릴려고 한 13번째 장소를 그리기 위해 돌아온다. 늘 그와의 성관계에서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허버트 부인이 갑자기 네빌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시 성관계를 가지게 된다. 허버트 부인과 관계를 가진 후, 그녀의 딸인 탈만 부인이 그들에게 오고 모녀는 네빌에게 영지를 상속할 아이를 가지기 위해 그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날밤, 13번째 그림을 그리던 네빌은 허버트 백작의 사위등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지역 귀족들에게 죽음을 당하게 된다.


사회적 체면에 급급한 남자와, 억눌린 욕망을 부정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여인들의 모습, 그리고 당시의 화려한 의상 등 영화는 언뜻 우리 영화 '스캔들'과도 흡사하다. 이 영화가 가지는 미덕 중 하나가 바로 그 시대의 재현이 아닐까 한다. 영화의 기본 구조는 당연 미스테리이다. 그러나 범인은 끝내 발견되지 않으며 살해동기 역시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관점에서 추측할 만한 단서들은 많다. 즉, 보는 입장에서 각자의 주관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할 요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이런 류의 영화가 넘쳐나지만 당시엔 획기적이지 않았을까 한다.


예나 지금이나 여자는 참 무서운거 같다. 이는 다분히 페미니적인 관점에서는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스스로가 계약 조항에 원할 때마다 언제든지 성관계를 가지겠다는 것을 포함시켰으면서도 허버트 부인은 성폭행을 당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 전반부에선 거부감을 나타낸다. 그 때만 해도 난 정말 단지 허버트 백작에게 멋진 그림을 주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후반부에 자신의 딸과 함께 영지를 상속받을 아이를 낳기 위해 성관계를 가졌다는 말에 적지않게 충격을 받았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이 얼마나 추해질 수 있는건지 참 씁쓸한 대목이였다.


4시간 정도 되는 영화를 1시간 40여분 정도로 편집해서 그런지 영화가 매끄럽다기 보다는 흐름이 종종 끊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날마다 조금씩 생기는 여러 물건들과, 여기저기에 보이는 정체 불명의 사나이와 살인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왠지 미스테리물이라고 부르기엔 꺼림직한 면이 있다고 본다. '영국식 정원 살인 사건'이라는 우리나라 제목이 가지는, 왠지 모르게 무언가 있을 것만 같은 독특한 분위기에 영화를 보긴 했지만 그다지 생각했던 류의 영화는 아닌거 같다. 하지만 그런 면을 배제하고 본다면 꽤 괜찮은 영화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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