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기/'01~'10

친절한 금자씨 (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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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빌에서 '더 브라이드'는 평범한 남자와 아이를 가지고 평범하게 살기 위해 킬러 조직에서 탈퇴하려하나 조직에 들켜 결국은 결혼식날 죽다가 살아난다. 오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죽은걸 알고, 평범하게 살고자 했던 자신의 소망이 깨진 것을 알고 조직에 복수를 한다.

금자씨도 아이 때문에 복수를 한다. 물론 자신의 아이 때문에 그러한 거짓 자작극을 꾸민 것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억울하게 죽게된 원모에 대한 속죄의 감정도 있다.

금자씨의 복수과정은 그다지 치밀하게 보이지도 않고 극적인 전개나 반전도 그다지 없어 보인다. 백선생과의 과거관계도 명확하지 않아 좀 더 복잡한 갈등관계는 보이질 않는다. 그만큼 스토리가 가지는 힘은 참으로 단순하다는 것이다.

금자씨, 음...2% 부족하다는 말보다는 98점이라고 하고 싶다.

금자씨의 외모에서 나오는 의외성은 좋지만 가끔은 왠지 여왕이 확실한데 거지 옷을 입고 있어서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금자씨다.

문득 원래 감독이 생각했다던 고두심님이 그대로 금자씨를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뭐, 금자씨 예쁘다~ㅋㅋ

백선생이 했던 말이 의외로 와닿는다. '완벽한 사람은 없어.' 결국에는 돈을 찾기 위해 계좌번호를 들이미는 사람이나, 그래도 왠지 좋아보이는 영어선생모습의 백선생이나...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그다지 바람직하다고는 생각 안 한다. 그런건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하는거라 생각한다.

원한을 잊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두고 두고 마음 속에 깊이 새겨두는 사람도 있을터인데 어찌 모두가 저 말을 받아들여야 하나. 복수를 해서 마음이 편해진다면 해도 상관없다고 본다.

최고의 영화라고는 하길 싫지만서도,그래도 왠지 모르게 멋진 영화라고는 생각한다. '복수는 나의 것'도 그렇고 '올드보이' 그렇듯이 금자씨 역시 복싱 시합같은 생각이 든다.

일방적인 밀어붙임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는 펀치 속에 서서히 쓰러져가는 모습 말이다. 결과는 나오겠지만 어찌되었든 그 과정은 참혹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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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81~'90

스카페이스 (Scarface,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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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에,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는 쿠바의 마리엘 항(Mariel)을 개방했다. 표면상으로는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 사람들의 가족상봉 허가였다. 72시간 이내에, 3,000척의 미국 선박들이 쿠바로 향했다. 카스트로는 선주들에게 그들의 가족 뿐만 아니라 감옥의 인간 쓰레기들도 함께 싣고 갈 것을 강요했다. 플로리다에 상륙한 12만 5천명의 난민 중 대략 2만 5천명이 전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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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카스트로가 마리엘 항을 개항하여 반카스트로 지지자들이 미국으로 가게 된다. 토니 몬타나와 매니 리베라도 그런 망명자 중에 끼인 사람들이다. 가난과 공산주의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기 위해 미국에 온 그들이지만 입국 검사 결과 이민 수용소로 보내진다. 3개월 후 매니가 수용소에 있는 레벤가라는 자를 살해해 주면 신분증을 입수해 주겠다는 일을 받아 토니는 수용소에 폭동을 일으켜 레벤가를 암살한다.

What i try tell you? This country you gotta make the money first.
Then you get the money, you get the power.
Then when you get the power, then you get the woman.
That's why you gotta make your own moves....

내가 말해주고 싶은 것이 뭔지 알아? 이 미국에선 먼저 돈을 벌어야 해.
그리고 권력을 쥐는 거야. 권력을 차지하고 나면, 그 다음엔 여자를 얻어.
이런 것을 원한다면 움직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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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벤가 처치를 의뢰한 프랭크의 부하로부터 마약 밀매 거래일을 맡았다가 친구가 죽는 등의 위험천만한 위기를 넘기게 되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토니는 프랭크의 신임을 얻고 그의 부하가 된다. 하지만 독단적이고 성급한 토니의 행동에 위기감을 느낀 프랭크는 토니를 죽이려고 하지만 실패하게되고 토니는 결국 자신을 없애려는 프랭크를 죽이고 보스 자리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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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마약왕 소사와 손을 잡고 대규모의 마약밀매를 하여 부와 권력, 그리고 여자까지 손에 넣게되는 토니. 하지만 그는 그럴수록 왠지모를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갈수록 폭악해지고 점점 고립되어 간다.

어느날, 소사의 부탁을 무시하게 되어 위기에 빠지게 된 토니는, 난민시절부터 죽마고우로 지내던 매니마저 살해하게 되고, 자신의 부탁을 무시한 토니를 처치하기 위해 소사는 부하들을 토니의 집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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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할 것 없이 이 영화의 백미는 알 파치노의 연기이다. 대부에서의 우유부단하고 고뇌하는 마피아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 영화에서는 부와 권력의 획득으로 인해 파괴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잘 나타낸거 같다.

그의 쿠바식 영어발음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순간 순간 보여주는 그의 행동과 눈빛은 섬뜻하고도 처절하게 느껴졌다.

프랭크를 처치하고 엘비라를 데리러 왔을때 비행선에서 보이는 'The World Is Yours.'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토니의 모습이 왠지 허무해 보이는 장면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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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기/'01~'10

정사 (Intimacy, Intimite, 2001)

in·ti·ma·cy〔〕 n. (pl. -cies)
1 친밀, 친교;친한 사이 《with》
2《완곡》 정교(情交), 육체 관계, 간통;[종종 pl.] 친밀함을 나타내는 행위 《포옹·키스 등》

:: 네이버 영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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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두 아들이 있는 가정을...음..버리고(?) 아니면 그냥 떠나서(?) 하여튼 지금은 혼자서 살고 있는 중년의 제이. 뮤지션을 꿈꿨지만 지금은 바텐더로 생활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매주 수요일, 이름도 모르는 낯선 여자가 찾아와 벨을 누르고 그 여자와 아무 말 없이 섹스만 한다. 정말 어색한 인사치레 말 아닌 이상은 한마디도 안 한다. 그리곤 그냥 몸만 섞을 뿐이다.

어느 날, 여자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 제이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섹스만 하고 황급히 나가는 그녀를 몰래 따라간다. 그녀가 들어선 작은 극장에 들어가고, 제이는 클레어라는 그녀의 이름과 그녀가 이 작은 극장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란 것을 알게 된다. 그녀의 남편에게서 말이다...

아내와의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을 뛰쳐나와 혼자 적막하게 살아가던 제이에게 수요일은 어느새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자리 잡게 된다. 외롭다고 생각된 삶에 활력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수요일은 단지 수요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지 못했다.

결국 클레어의 남편도 사실을 알게 된다.


클레어] 내가 뭘 잘못했죠? 알고 싶은게 있으면 다 물어봐요.
제이] 좋아. 왜 남편한테 말했지? 우리 일이 겨우..잡담 뿐이었어? 따져봐야 뭘 해. 살을 같이 섞는 사이겠지. 시시콜콜 다 보고하는 사이? 당신이라는 여자는 몰라. 매번 불쑥 찾아오고..섹스만 하고 돌아가지. 난 당신한테 뭐였지?
클레어] 그럼 어쩌겠어요? 늘 맞춰가며 사는 생활 속에서 내가 원하는 사람 품을 찾는게 그렇게 나빠요? 누군가를 원해본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당신과 다시 시작하고 싶었죠. 왜요? 부담스러워요?
제이] 당신은 아무도 채워주지 못한 걸 내게 해줬소. 그건 고마워. 그래도 뭔가가 항상 허전했지. 그래서 항상 당신만 기다렸소. 당신만 옆에 있으면 좋았지.
나는 두 아이의 아빠지만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었소. 그리고 집을 나와서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지. 그건 아무 것도 아니오. 언젠가부터 수요일이 기다려졌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 어떤 여자 때문에... 매번 수요일이 기다려지는 거요. 일상생활은 날 압박하지. 모든 걸... 모든게 다 그렇죠.
클레어] 갈게요.
제이] 당신만 있으면 다 필요없소. 아무 것도...아무 것도 필요없소. 일이 이렇게 될 지 몰랐지만 난 당신처럼 강한 사람이 아니오.
당신이 나갈 땐 남의 여자라는 걸 깨닫게 되지. 내게 돌아와요. 다시 와 줬으면 좋겠소. 돌아와요. 같이 있어줘. 지금.. 안 돼요?
클레어] ..안돼요..


마지막에 둘이 나누는 대화에서, 그들의 상황이 이해가 될려고 하면서도 순간 클레어의 태도에서 조금은 아찔함을 느꼈다.
클레어의 남편이 제이에게 그랬다. " 당신 말고 더 있을지도 모르지."
클레어는 말했다. " 내가 원하는 사람 품을 찾는게 그렇게 나빠요? "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누군가를 원한건 정말 오랜만이라면서 같이 있어달라는 제이의 말을 거절한다.

왠지 사람의 감정조차도 단지 순간의 필요에 만족되어질 수 있는 것처럼 대하는 클레어의 태도가 서글펐다.

저 둘이 무엇을 서로에게서 원하고 채우길 바랬는지는 잘 모르겠다.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워낙 작은 것에도 달라지기 때문에 적어도 저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비슷한 생활환경이 아닌 이상은 잘 모를 일이다.

단순히 육체적 만족감을 서로에게서 찾았는지도 모르겠고 흔히 말하는 중년의 권태감을 낯선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설레임 속에서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제이가 클레어의 남편에게 클레어와 자신의 일을 남의 일처럼 말했을때, 자신의 부인이 클레어처럼 그렇게 낯선 누군가와 그런 일을 했는 것처럼 말했을때 클레어의 남편이 말한다.

" 그런 일은 당신만 겪는 게 아니요."


그래, 다른 것은 아직 공감할 만한 나이도 아니고 경험도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저 말처럼 누구나가 그럴 수 있고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서글픈 일인거 같다. 내가 저런 나이가 된다면 적어도 공감은 할 수 있을까? 아니, 공감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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