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 1999)
- 결혼의 매력 중 하나가...거짓말이 꼭 필요하다는 게 아닐까요? 왜 여자들이 결혼하는지 아시죠?
- 말해보세요.
- 처녀성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그래야 다른 남자들과의 자유를 누릴 수 있죠. 진정으로 원하는 남자들을...
- 멋지네요.
그는 지나가면서 나를 봤어. 그냥 살짝 한 번...그 뿐이었어. 그런데도 난...움직일 수가 없었어...그 날 오후...헬레나는 친구랑 영화보러 갔고... 당신과 나는 섹스를 했지. 그리고 우리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헬레나에 대해 이야기했어. 그리고...동시에...그 남잘...생각했어. 난 그가 날 원하고 있다고 생각했어...비록 하룻밤이지만...난 그에게 모든 걸 다 줄 수 있었어... 당신, 헬레나, 나의 모든 미래, 모든걸...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때... 당신은 너무도 잘 해줬고 그 때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달콤하기도 했고 쓰디쓰기도 했어. 난 그날 밤 잠을 거의 못 잤고...다음날 아침 공포에 질린 채 일어났어. 그가 떠났을까 봐 무서웠는지...아직 있을까 봐 무서웠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저녁 때쯤에...난 그가 떠난 걸 알았고...그리고 난...편안해졌어.
데드 맨 (Dead Man, 1995)
윌리엄 블레이크는 클리블랜드에서 취직 통지서를 받고 기나긴 기차여행으로 서부 머신 타운까지 간다. 그러나 이미 일자리는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후 였고, 그 곳까지 오기 위해 자신의 돈을 다 써버려 돌아갈 차비도 없이, 거리는 배회하다 한 여자를 만나 그녀의 방까지 간다.
그러나, 그녀의 옛 애인에게 들키게 되고 우연히 일어나게된 총격으로 그녀와 그녀의 옛 애인은 죽고 자신 역시 총상을 입은 채 도망친다.
그가 죽인 남자는 그가 취직하기로 한 공장의 사장 아들이였다. 그 사장은 블레이크를 죽이기 위해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한다.
도망치다가 숲에서 정신을 잃은 블레이크는 우연히 자신을 '큰 소리로 말하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자'라고 소개한 'nobody'라는 인디언의 간호를 받게 된다. nobody는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환생한 것이라고 믿고 블레이크를 도와 주게 된다.
한편, 블레이크의 목에 걸린 엄청난 현상금에 의해 사장이 고용한 청부살인업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블레이크를 잡기 위해 그의 뒤를 쫓게 된다.
달이 되고 싶었던 적 없나?
- Are You William Blake?
-Yes, I'm. Do You Know My Poetry?
(Bang!!! Bang!!!)
매일밤 그리고 매일아침
혹자는 불행 속에 태어난다.
매일밤 그리고 매일아침...
혹자는 기쁨 속에 태어난다..
혹자는 기쁨 속에 태어나고
혹자는 끝없는 밤 속에 태어난다.
부상 입은 몸으로 블레이크는 그를 쫓는 사람들을 피해 계속 계속 달아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점점 그는 그의 모습과는 멀어지게 되는 듯 하다.
부상과 굶주림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친 그는 nobody와 함께 한 인디언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그가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라고 믿는 nobody는 그가 다시 이 세상으로 왔던 그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그는 인디언 마을에서 만들어준 카누를 타고 처음 그가 이 세상으로 온, 그 곳으로 가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생기는 모든 현상에 대해 늘 '왜?'라는 물음을 하게 된다. 아주 사소한 일에서 부터 결국에는 삶 그 자체에 대해 '왜?'라는 물음을 가진다.
평범한 회계사에서 일순간 흉학한 살인범이 된 블레이크는, 그러나 그러한 갑작스런 변화에 대놓고 '왜?'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 물처럼, 자신의 삶에서 당연히 일어나도록 정해진 것처럼 담담히 그것을 받아들인다. nobody가 말했던거 처럼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배경에서 태어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불행이든, 기쁨이든, 정작 본인에게는 그 어떤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다. 자연에 순응하듯이, 자신의 삶에 일어나는 그 어떤 변화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사람들은 더욱더 좋은 것을 원하고, 좋은 삶을 살기위해 바둥바둥거리지만 그렇게 물길을 애써 거슬러 올라갈려고 한들 결국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브레이킹 더 웨이브 (Breaking The Waves, 1996)
종교적 신념이 엄격한 마을에서 순진하게 자란 베스는 유정에서 일을 하는 얀을 만나 사랑을 하고 모두의 축복 속에서 행복한 결혼을 한다. 심할 정도로 엄격한 종교의 속박으로 모든 것에서 갇혀 지낸 베스에게, 얀과의 결혼생활은 새로운 세상 그 자체였다. 그와의 사랑, 그의 모든 것이...
유정에서 작업 중 큰 부상을 당하고 전신마비가 되어 돌아온 얀은 베스에게 다른 남자를 만나서 사랑을 나누라고 한다. 그녀가 그 말을 들을리 없을 터...그래서 얀은 그녀가 그렇게 하고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 자신이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 믿지 못했던 베스는 얀의 말대로 우연히 그 짓(?)을 하고 얀에게 말했는데... 거짓말처럼 얀의 병세가 회복되는 듯 했다.
베스는 그러한 얀의 말을, 종교적 신념인양 계속 얀의 말대로 다른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얀이 점점 회복되기를 바란다. 그 와중에 결국 마을 사람들이 그 일을 알게 되고 베스는 교회에서 제명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거친 배사람들에게 걸려들어 만신창이가 되고는 결국...
처음에는, 저 미친 여자라고 생각했다. 혼자서 신과 대화를 하고 맹목적인 믿음과...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집착에 더 가까운 행동들...제정신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반신불구가 되어버린 남자가 하는 말의 뜻을 알텐데...
하지만 그녀는 죽어가는 중에도 얀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녀의 머리 속은 온통 얀 생각 뿐이고, 그러한 자신의 믿음 만이 얀이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제 이런 영화 싫다...
도대체 무슨 놈의 종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놈의 종교는 자신들의 교리에 어긋난 행동을 한 사람의 장례에 목사라는 작자는 천국으로 가라는 말 대신에 지옥으로 가라고 한다. 베스 역시 제명당했기에, 그녀의 장례식에서 목사는 어김없이 지옥에 가라고 한다. 도도가 말한다.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그녀를 지옥에 보내냐고....
미치지 않고서는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잘 모르겠다...그냥 가슴 아픈 영화다...
원래 사랑영화를 보면 그 아름다운 모습에 당장이라도 사랑에 빠질거 같아야 하는데 이런 영화를 보면 그런 마음이 싹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이 영화, 남들에게 선뜻 권하고 싶진 않다...